박 대통령 `선거 중립' 깨고 있다
"국민 직접 나서달라'' "진실한 사람만 선택'' 등 국회심판론 제기
조선∙동아 `국회 탓'으로 돌려 … 지상파, 대통령 발언 받아쓰기만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개입 발언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오죽했으면…’이라며 온정론을 폈고,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의 선거 중립 위반 소지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국회가 거의 마비되어 있다”, “국민이 직접 나서달라”며 총선 심판론을 제기했다. 국회 전체를 겨냥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필리버스터를 진행중인 야당을 지칭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사설/대통령의 거듭된 국회 심판론, 선거중립 위반 소지>(3/2)에서 “대통령은 선거를 중립적으로 관리할 위치에 있다. 다른 때 같으면 몰라도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사실상의 야당심판론을 반복해서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선거중립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하면서도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소수 야당의 결재를 못 얻으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고, 필리버스터 제도까지 악용돼 국회가 사실상 마비되다시피 한 상황에 와 있다. … 국정의 책임자인 대통령이 오죽 답답하면 그러겠느냐고 보는 동정적 시각” 등이 있다고 소개하며 대통령 편을 들었다.
이런 온정적 시선은 조선일보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3.1절 기념사에서도 국회 비판한 박대통령>(3/2 1면)에서 “총선을 앞두고 3·1절 기념사에까지 국회 비판과 함께 ‘국민 여러분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한 것은 논란이 될 소지도 있다”면서도 “3·1절 기념사에서 국내 정치 문제를 언급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만든 것은 정치권”이라며 박 대통령을 두둔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우려’처럼 박 대통령의 발언은 위험천만하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2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에서 “열린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발언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로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립 의무 위반 소지 발언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2월 국회 국정연설에서는 법안을 반대하는 야당을 향해 ‘국민심판론’을 내놓은 바 있고,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는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노골적 선거 개입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조차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박 대통령의 ‘거침없는’ 선거 개입 발언에 대해 지상파 방송은 받아쓰기만 했다.
또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총선 심판론’이 선거 개입임을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고, 기사에서도 강하게 부각시키지 못했다.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 ‘총선 집착’ 왜…레임덕 막을 ‘말 잘 듣는 국회’ 판짜기>( 3/3, 6면)에서 관련내용을 한 꼭지로 다뤘다. 박 대통령이 심판론을 반복하며 총선에 개입하려는 이유를 분석하는 데 주력했지만, 선거 개입과 관련한 직접적 비판은 “선거개입 비판이 진보는 물론 보수 진영에서도 제기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외려 발언 강도를 높여가는 상황”이라는 정도였다. 한겨레는 <“국민이 나서 달라”…4월 총선 코앞 대놓고 ‘야당 심판론’>(3/2, 6면)에서 “4·13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야당을 심판해달라’고 노골적으로 나서는 모습”, “야당 비판과 대국민 호소가 훨씬 직선적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선거 개입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제기는 “정치권에서는 이를 총선 개입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정도에 그쳤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이종걸 대표) 본인이 맞아야 될 것 같다''
TV조선 <뉴스쇼판> 최희준 앵커와 정우상 조선일보 기자 막말 대화 … 균형 잃은 TV조선 뉴스 진행
TV조선 저녁종합뉴스 <뉴스쇼판>의 앵커가 갖춰야 할 자질은 ‘깐족거림’인 것으로 보인다. <뉴스쇼판>은 평일 최희준, 주말 이하원 앵커가 진행을 맡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깐족거림 능력이 저녁종합뉴스 앵커가 아니라 종편 예능 시사토크쇼의 출연자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최희준 앵커의 ‘깐족거림’ 능력은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되었다. 일례로 최희준 앵커는 2월 10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 “김정은에 대한, 북한에 대한 애정이 있나? 정의당은?”이라고 물었다. 심 의원이 적절하게 대답했음에도 “없나? NO인가?” “YES NO 정도로만 있다 없다로 대답해달라”고 두 차례나 되묻는 무례를 범했다.
이번에는 ‘친노 갈등’을 조장하려다 또 다른 기행을 보여줬다. 더불어민주당 정장선 총선기획단장과의 대담 <더민주 총선 전략은?>(2/29)에서 최희준 앵커는 더민주의 갈등을 부각하는 질문만을 쏟아놓았다. 최희준 앵커의 질문은 “친노 갈등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에 전권 위임 받으면서 이제 친노는 김 대표가 제압했다고 봐야 하나”, “문 전 대표와 어느 정도 교감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문 전 대표가 양산에만 있고 전혀 당무에는 관여 안하나” 등으로 시종일관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의 갈등 여부를 ‘취조’하는 모양새였다. 정 단장이 “제가 볼 땐 관여 안 한다”고 하자 곧바로 “그럼 모든 걸 김종인 대표가 독단적으로 하나?”라고 물은 최희준 앵커는 “문 전 대표가 이런 걸 보면 즐거울까?”라는 황당한 질문까지 던졌다. 이런 식으로 총선과는 관련이 없는 ‘갈등 조장’ 질문을 계속 던지는 최 앵커의 행태는 출연자를 모욕하는 것에 가까웠다.
최희준 앵커의 조롱은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극에 달했다. 3월 1일 <뉴스쇼판 정치분석>에서 최희준 앵커와 정우상 조선일보 기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를 오전 9시에 끝내겠다 해놓고 번복하고 있다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원내대표면 무엇이든 독단적으로 처리해도 된다는 몰상식한 논리로 이종걸 원내대표를 몰아붙이던 중, 최 앵커가 “원내대표가 영어로 ‘휩(Whip)’인데 이게 회초리 아닙니까? 그런데 잘 작동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기자는 “본인이 맞아야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웃음을 참지 못 하고 대담을 잠시 중단한 채 낄낄댔다. 보도 프로그램에서 특정 인물에 “좀 맞아야 될 것 같다”라니, 저잣거리 농담만도 못 한 수준의 막말을 이어가는 TV조선의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위까지 온 것이다.
한편 주말뉴스를 맡은 이하원 앵커 역시 만만치 않은 ‘깐족 신공’을 발휘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과의 대담 <‘기사회생’ 박지원의 선택은?>(2/18)에서 이하원 앵커는 박 의원의 발언마다 자신의 일방적 의견을 주장했다. 이하원 앵커는 “(개성공단 자금이) 핵과 미사일에 전용됐을 가능성을 부인한다는 건 그걸 인정하지 않는 건 조금 유감스럽고요”, “박 의원과 제가 합의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저는 박 의원님이 평생을 다해 모셨던 김대중 대통령도 이제 개성공단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는 자신의 일방적 주장을 고집했다. 심지어 박 의원이 “개성공단 인건비가 유용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하자 이하원 앵커는 “안 유용됐다는 증거도 없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뉴스 앵커가 정부와 새누리당 입장을 대변하는데 급급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터뷰이에게 ‘북한이 핵 개발에 돈을 쓰지 않은 증거를 대라’며 생떼를 부린 것이다.
KBS MBC, 테러방지법 선전에 집중
테러 대응 능력 향상 등 비판없이 접근 … 야당 반대는 막말 등 공방으로
지난 2일,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면서 결국 테러방지법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2월 23일부터 야당 비판과 테러방지법 선전에만 매달린 공영방송은 끝까지 정부?여당의 입장을 대변했다.
KBS가 2일, <‘국정원 정보수집권’…테러방지법 핵심>에서 “테러방지법은 테러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김 모 군처럼 IS에 가입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테러방지법을 선전하자 3일에는 MBC가 <테러 대응 능력 향상…북 인권 개선 압박>을 통해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서 우선 대테러센터를 통한 정보 수집과 위험인물에 대한 추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맞장구쳤다.
KBS와 MBC는 테러방지법이 규정한 ‘테러위험인물’ 규정이 너무 모호하여 정부에 비판적인 국민들이 감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실제로 여당 의원들은 지난 민중총궐기를 “폭동을 넘어 대한민국 향한 테러”로 규정했다는 사실을 한 번도 다룬 적이 없다.
KBS와 MBC는 왜곡보도도 주고받았다. 2일 KBS <경제활성화 법안 ‘뒷전’…자동 폐기 ‘위기’>는 “폭력 국회를 막기 위해 만든 법이지만, 또 다른 왜곡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19대 국회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라며 또 여당을 대변했다. 그러나 국회선진화법은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공약이었다. 테러방지법을 선거구 획정과 연계하면서 선거법 처리를 지연시키고 필리버스터를 촉발한 것도 새누리당이다. KBS는 이 모든 사실을 모르는 양 국회선진화법과 야당에만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3일에는 MBC가 나섰다. MBC <막말 공방 끝 회기 종료…경제법안 처리 무산>은 19대 국회가 “고성과 막말로 마무리” 됐다며 테러방지법이 통과된 2일 본회의를 “아수라장”으로 규정했다. MBC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야당이) 무제한 감청을 허용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과 다른 주장입니다”라며 “야당 의원들의 각종 주장을 반박”한 장면과 이에 “사과하세요”라고 반박한 장면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만 보도한 채 현상의 의미를 전하지 않은 것은 왜곡보도이다. 의장석에서 사회가 아닌 자신의 의견을 발언한 정 의장의 행태는 국회법 제107조 위반 논란이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MBC는 정 의장 발언의 문제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서 야당 의원들이 무례하게 생떼를 쓰고 있다는 식으로 전한 것이다.
지하철 개찰구 돌아가자 "적극성 없다''
채널A <시사인사이드> 안철수 대표 `수준 이하' 분석
3월 3일 채널A <시사인사이드>에서는 황당한 발언이 나왔다. 안철수 대표가 지하철 개찰구에서 한 번에 나오지 못하고, 옆 출구로 돌아 나오는 영상이 나올 때였다. 출연자 윤영걸 씨는 “(안 대표가) 요새 되는 일이 없다”면서 “개찰구가 닫히면 뛰어넘던지 밑에 기어가든지 둘 중 하나를 해야 하는데 열릴 때 까지 기다린다”며 타박했다. 개찰구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뛰어넘으면 ‘부정승차’로 30배의 부가금을 내야한다. 그러나 윤 씨는 이 상황을 들어 “안철수 대표의 한계가 저런 적극성이 없고 자기를 던지는 희생정신, 이런 리더십이 없다”는 주장과 연결시켰다. 또 “신년에 천정배 의원하고 시장가서 윷놀이 할 때도 한번 던져서 ‘개’ 나오니까 ‘에이 개네’하고 가버렸다. 모나 윷이 나올 때까지 계속 던져야 한다”, “그러니까 선장들이 각자 노 젓고 안 대표를 못 믿고 자꾸 딴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발언을 시청자들이 계속 들어야 하나? 참고로 윤 씨는 안 대표를 향해 “내비게이션 대 여섯개 달고 운전하는 초보운전자”(채널A <시사인사이드> 2/18)라고 조롱한 바 있다.
TV조선 <시사탱크>는 `야당 비난의 시간'
한 주간 아이템 시간 분석 : 야당 관련 82%, 여당 관련 8.8%
"숙청 작업, 친노 명단 써줄 수 있다'' "사쿠라 협잡 정치'' 등 비난
TV조선은 <시사탱크>에 대해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정파를 초월한 세상을 보고 듣는 눈과 귀! 강인함과 유머를 겸비한 명품 시사토크” 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시사탱크>는 ‘시사토크’가 아니라 그냥 ‘새누리당 선거방송’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출연자 민영삼 씨는 “김종인 대표가 친노 사정을 잘 모른다”면서 이해찬 의원을 시작으로 더민주 20여명의 의원 이름을 쭉 부른 뒤 “이중에 문제 되는 분들 많이 있지 않냐”며 “이분들이라도 정리하면서 살을 붙여서 친노 패권세력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진행자 장성민 씨는 “객관적으로 저희들 보고 ‘숙청작업 할 테니까 친노 명단 써 달라’고 하면 제가 딱 써줄 수 있다. 완전히 한 40명 정도”, “김종인 대표가 공식적으로 요구하면 제가 써 보내겠다”면서 “그 사람들 물갈이 하면 확실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에서 제한된 정보와 개인적 견해를 앞세워 특정 정치인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불법 선거개입 방송이다.
4일에는 김종인 대표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출연자들이 “권모술수에 통달한 정치인”(여상원), “정말 볼썽사납다”(고영신), “완전히 분풀이 정치”(민영삼)라며 일제히 김종인 대표를 비난했다. 장성민 씨는 발언을 자제시키기는커녕, “갈수록 사적 감정에 치우친 정치, 감정에 사로잡혀서 정치라는 공적 도구를 사적 분노의 표출도구로(쓰고 있다)”라고 부추겼다. 그러자 민영삼 씨는 “제2의 사쿠라 협잡정치, 야합정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TV조선은 불쑥 “민영삼 출연자의 발언을 개인의 주장임을 알려드린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TV조선 <시사탱크>의 이러한 ‘한발 빼기’식 막말보도에 대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엄중하게 심의해야 한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막말을 마구 던진 뒤, “이는 우리 방송사의 생각이 아니다, 이는 개인의 발언이다”라고 말한다고 방송사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시사탱크> 제작진은 “민영삼 출연자의 발언을 개인의 주장임을 알려드린다”고 자막을 내보냈으니, 이날 민 씨를 제외한 패널들의 ‘볼썽사납다’, ‘졸로 본다’는 등의 발언은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TV조선의 입장이라는 것인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명백하게 심의규정을 위반하고 특정정당을 조롱하고 선거에 해악을 끼치는 <시사탱크>에 분명한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만약 선거방송심의위가 그들의 ‘얕은 꾀’에 말려든다면, 상식 수준의 판단도 하지 못하고 정파적 이해에 급급한 자들이 하는 심의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2월 29일(월)부터 3월 4일(금)까지 5일간 <시사탱크>는 야당관련 주제를 총 283분(평균 56.6분)간 다뤘다. 새누리당 관련해 주제는 총 31분(6.2분)간 다뤘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사탱크>는 야당관련 사안을 다루며 시종일관 ‘친노 폐족정리’, ‘김종인 권모술수’ 등 비난으로 일관했다. 새누리당은 살생부 논란, 여론조사 유출 논란 등을 다뤘으나 비난이 아닌 ‘평론’과 ‘이슈정리’ 수준에 머물렀다. 지독히도 편파적인 ‘야권 죽이기’ 방송이다. <시사탱크>,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정파를 초월한’ 방송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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