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한 달 남기고 이제 의제설정?
그나마 아무 내용이 없는 의제!
무능한 공론화위, 시간만 끌지 말고 빨리 퇴장하라!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의제 발표에 대한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오늘(18일)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위한 의제’를 발표했다.
작년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공론화에 대한 의제조차 확정짓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활동기간이 올해 말로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결국 예산만 낭비하고 말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먼저 ‘의제’라고 발표했으나, 실제 내용을 보면 ‘논의해야 할 의제’가 아니라 사용후핵연료 관리의 원칙과 처분방식, 시기 등을 담고 있다. 의제 내용 어디를 보아도 앞으로 이 의제를 가지고 무엇을 공론화해야 할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발표 내용은 ‘의제’가 아니라, 공론화 ‘결과’를 요약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지난 2007년부터 논의해오던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과제를 정리한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저장시설의 경우 원전 내 혹은 원전 밖에 위치할 수 있으며, 습식 혹은 건식 방법으로 보관할 수 있다”(강조는 공론화위)는 발표 내용에선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법적으로 저장위치에 대한 논쟁이 있기는 했지만, 기술적으로는 저장위치가 핵발전소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또 이미 건식과 습식 저장소를 모두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런 이야기는 하나마나한 이야기이다.
한편 공론화위는 ‘2055년 전후 영구처분시설 건설·운영 필요하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간 그간 각종 조사를 통해 월성 핵발전소에서 운영 중인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이 2041년 수명만료 된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그런데 이 저장시설의 수명을 다시 10년 연장하는 것을 염두해 두고 2055년이라는 숫자를 이야기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둘러싼 찬반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수명연장 문제는 새로운 갈등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이를 전재로 2055년 영구처분시설 건설을 논하는 것은 공론화위원회가 오히려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일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부실하고 갈등만 증폭시키는 내용이 공론화위원회 임기를 1달 남긴 지금 나왔다는 점이다. 공론화위는 지금까지 공론화를 위한 시간이 부족했으니 내년 4월까지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한다.
현재 공론화위원회가 제대로 공론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능해서이다. 솜씨 없는 목수에게 아무리 많은 시간을 주어도 명품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솜씨 없는 목수는 손댈수록 제품을 오히려 엉망으로 만든다. 안타깝게도 현재 공론화위원회의 상태가 이러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1기 공론화위원회의 한계를 명확히 인정하고 공론화위원회의 위상과 역할, 구성을 다시 짜 맞추는 일이다. 이를 통해 그간의 과오를 제대로 평가하고 제대로 된 공론화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연장된 활동기한으로 인해 아까운 시간과 예산만 낭비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사용후핵연료를 둘러싼 오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활동이 진행된다면 공론화위가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공론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공론화위원회가 자신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2014.11.18.
에너지정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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