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IAEA 지적사항만큼 반영한 핵발전소 해체 법안
더욱 폭넓은 의견 수렴을 통해 보완되어야
해체계획서 내용, 재원 확보 계획 미비, 지자체 권한 제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핵발전소 수명 연장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만 의견 수렴 한계도 있어
국회 미래위 원자력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위원회 대안)에 에너지정의행동 성명서
어제(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래위) 법안소위는 발전용, 연구용, 교육용 원자로의 해체에 대한 원자력안전법 일부개정 법률안(위원회 대안, 이하 법률안)을 채택했다.
이번 법률안은 그간 국회에 계류 중이었던 9개 법안을 모아 만든 미래위의 대안이다. 그간 핵발전소를 비롯한 각종 원자로의 해체에 대한 법적 규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정부 안팎에서 많이 나왔다.
특히 2011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 검토를 통해 “핵시설의 건설시 해체계획을 제출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하고 해체계획은 주기적으로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IAEA의 일반안전기준(GSR, General Safety Standards Requirements)에는 △ 신규 핵발전소는 설계단계부터 기존 핵발전소에는 빠른시일 내에 해체계획서를 작성해야함, △ 해체계획은 주기적으로 갱신되고 규제기관이 이를 검토해야 해야 함, △ 운영자는 해체에 앞서 최종계획서를 제출하고 규제기관 승인을 얻어야 함, △ 최종 운영허가 종료 후 최종해체 보고서 제출 등을 권고하고 있다.
그간 정부는 IAEA의 권고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법률을 정비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시민사회단체나 지역주민들에 대한 별도의 의견수렴 절차 없이 시간만 지나왔다. 결국 정부의 법안 없이 의원들의 입법안이 취합되는 형태로 이번 법률안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법률안의 내용을 보면, 2011년 IAEA가 지적했던 권고안만을 반영하는데 그쳤다.
위에서 언급한 IAEA 일반안전기준 이외에 해체계획서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과 지방자치단체장이 공청회 개최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된 것이 사실상 전부이다.
IAEA 일반안전기준은 각 국가들이 원자로를 운영하면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기준을 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법률안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IAEA 통합규제검토서비스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편피용 법률안’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먼저 그간 해체의 개념이 시설에 대한 ‘철거’와 규제를 해제하는 법적 절차(폐로)로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법률안에선 이 두 가지를 묶어 모두 ‘해체’로 정의하고 있다. 두가지 개념을 묶어 재정의했다는 점에선 바람직하지만, ‘철거’와 유사한 표현인 ‘해체’를 사용함으로서 또 다른 혼란이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또한 일부 내용은 기존 원자력안전법이나 이번에 함께 병합심의 되었던 9개 법률안에 포함된 내용 중 중요한 내용이 빠지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해체계획서의 상세 내용은 기존 원자력안전법(제28조 2항)에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홍의락, 김제남의원안에선 해체 인력과 재원확보 방안 등 더욱 강화된 해체계획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모두 총리령으로 관련 내용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해체 인력 및 제원 확보 방안이 해체계획서에 포함될지 여부가 매우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이다.
또한 그간 핵발전소의 건설과 운영, 수명연장 과정에서 정보의 투명성과 지자체 역할이 지나치게 약화되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러한 면에서 해체계획서와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이외에도 주기적안전성평가보고서 등 주요 보고서를 공개하고 주민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한 지자체장이 공청회를 요구하는 권한을 넘어 지자체장이 사전동의를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번 법률안에선 해체계획서와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공청회를 하는 것만이 반영되었다.
이에 따라 고리 1호기 2차 수명연장에 대해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는 공청회를 하지만, 안전성의 주요 내용을 다루는 주기적안전성평가보고서와 주요기기안전성평가보고서는 여전히 비공개 상태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번 원자력안전법 일부개정안은 ‘반쪽짜리 개정안’이다. 그동안 아무 법제도도 없었기 때문에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간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향후 15년 동안 현재의 핵발전소 중 절반이 수명 만료되는 본격적인 ‘노후 핵발전소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상황을 즉시한다면, 이번 개정안은 다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간 지적된 다양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2014.12.3.
에너지정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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