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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서울시 대중교통요금인상안이 확정 고시되었다. 이 상태라면 오는 6월 27일 첫차부터 인상된 요금이 적용될 예정이다. 그동안 노동당을 비롯한 다양한 서울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졸속적인 요금인상 추진은 안되며, 최소한 요금인상의 근거와 타당성을 따져보아야 한다고 제안해왔다. 또 이번 요금인상안과 함께 개선될 필요가 있는 사항에 대해 함께 검토하여 '구조개선방안과 요금인상안'을 함께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당서울시당은 지난 5월 1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지역 곳곳에서 <주민참여기본조례>에 의거한 시민공청회 개최를 추진했다. 6월 3일 1차로 5,210명의 서명을 제출했으며, 서울시의 보정요청에 따라 22일와 24일 600여 명이 넘는 추가서명을 제출했다. 총 6,0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요금인상전에 공청회를 개최하자는 노동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셨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경기도, 인천시, 코레일 등과 사전에 합의한, '6월 27일 인상'이라는 행정상의 일정이 시민의 의견에 앞선 탓이다. 만약 서울시의 의지만 있었다면 요금인상 추진이 확정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4월 16일에 대중교통요금인상안을 서울시의회에 상정함으로서 구체안이 확인되었고, 불과 1달여의 시간만에 관련 절차를 모두 마친 상황이다(지난 8월부터 의견수렴이 있었다는 서울시의 말에 대해, 대체 어떤 의견수렴이 있었는지 정도는 확인하고 기사를 써주시길 제발 당부드린다).
이런 조건에서 지난 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이미 한 차례 보류가 된 상황이라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었다. 이 자리에서 박원순 시장은, '6월 27일 요금인상 날짜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최종적으로 제시했다. 다만 요금인상안과 함께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이 있으면 이를 이행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노동당서울시당과 현재 시청앞에서 농성하는 버스노동자들, 그리고 공공교통네트워크와 사회공공연구원 소속 연구원으로 구성된 면담자들은 사전에 참여연대·민주노총서울본부 등과 논의했던 내용을 전달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시민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 사과한다. 특히 시민공청회 개최를 요구한 5,000명이 넘는 시민들에게 1달 내에라도 실효성 있는 공청회를 개최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2. 시민안전을 고려한 요금인상인만큼 버스의 안정적 정비를 위해 정비인력 고용형태를 현재 운전직인력 수준에 맞춰 개선한다.
3. 버스정책시민위원 등 대중교통 거버넌스에 이용자 시민들과 노동자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확대한다.
4. 관계기관 협의에 우선해서 시민들이 먼저 참여하는 시민합의기구를 만들고 요금결정과정의 민주적 절차를 만든다.
이 자리에 시장은 '(해당 사항이) 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며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면담자들은 말미에 "이 이야기는 시장님의 명시적인 표명을 통해서 확인되어야 하며, 그 시기는 요금인상공고가 일제히 붙을 토요일까지로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고 시장 역시 동의한 바 있다. 하지만 목요일 물가대책위원회 직후 이뤄진 교통본부장의 기자간담회에서는, 바로 전날 간담회에 배석했으며 합의사항을 잘 알고 있는 교통본부장을 통해서 간담회를 통해 합의된 사항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다. 이에 대해 (마찬가지로 간담회에 배석했던) 서울시 정무비서관과 정책특보에게 확인한 결과, '교통본부장의 이야기에 모두 다 포함된 것으로 보면 된다'는 응답을 들었다.
그동안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대하여 제대로 된 절차를 주장했던 노동당서울시당의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교통본부 공무원들에게 느꼈던 관료주의와 편의주의를 서울시장의 태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소한 시장 수준에서의 '공식적' 언급을 요구한 것은 지난 2012년부터 서울시가 약속한 제도개선 방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구체적' 사항을 언급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그 사안들이 시장의 의지가 아니면 관련 행정부서 수준에서 자체적으로 이행될 수 없다는 불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6일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는 일관된 해명을 반복하고 있다. 이 사이 서울시 행정부시장, 정무부시장, 시장까지 직접 만나 설득하고 제안하여 약속받았던 내용들은 단 한 가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현재 '대중교통요금제도개선 및 경영혁신 TF'는 시장의 직접적인 의지가 없으면 들러리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 명확하다. 6,0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직접 청구한 공청회는 조례가 제정된 이후 성사된 서울시 최초의 시민공청회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과 실효성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대표청구인인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시민공청회 청구를 취하하고자 한다. 스스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신뢰만을 바라는 서울시와 협력관계를 유지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명확히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요금인상안이 '시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통과되었다는 사실' 날것 그대로를 말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공청회 청구에 응해준 시민들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서울시민들에게 위의 내용을 알려나갈 것이다. 또한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서울시의 행정이 가지고 있는 여러 한계들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고작 서울시의 행정절차 중 하나로서 취급되고 동원되는 모욕을 감수할 생각은 없다. 서울시가 노동당서울시당 등 관련 단체들과 시민들을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자기 행정의 하위 파트너 정도로 여기고 있다면, 우리 자신 또한 이에 응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소통과 협력의 과정은 서울시에 의해 강제종료 되었다. 또한 '시민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정은 파산했다. 앞으로는 이 사실을 알려나가는 데 노력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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