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무지개는 어디쯤?
쌀쌀한 겨울 아침, 김수종 선생님의 안내로 회원들과 함께 이태원 산책을 나섭니다. 호기심과 별스러움 때론 약간의 두려움마저 불러일으키던 이름, 이태원. 이태원을 사물에 비유한다면 ‘무지개’라고 할까요?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중년에서 유년, 부부에서 모자까지 우리 회원님들도 무지개를 닮았습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우리나라 이슬람의 상징과도 같은 서울중앙성원.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알라후 악바르 (신은 위대하다)’란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우리나라 이슬람교인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10만명, 내국인 3만 5천명쯤이라네요. 알게 모르게 우린 ‘이슬람, 무슬림’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은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사원을 둘러보고 우사단길로 갑니다. 기우제 우(雩), 제사 사(祀). ‘기우제를 지내던 제단’이라는 뜻이었군요. 지금은 카페를 비롯한 작은 가게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티비에도 몇 번 나왔죠. 군데군데 건물 지붕 위로 재개발 반대 깃발이 나부낍니다. 삶터가 예뻐지는 거야 반대할 일 없겠지만, 행여 오른 집세 때문에 쫓겨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사단길을 거쳐 ‘꼼데’길로 접어듭니다. 김수종 선생님이 독특한 외관의 건물 몇 개를 소개해 주십니다. 착한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와 예술을 품은 곳으로 다시 태어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길에 꿈틀대는 것은 자본의 욕심과 허영. 근처에 사는 모 재벌가가 이곳을 ‘제2의 가로수길’로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는 씁쓸할 뿐입니다.
해밀턴 호텔 뒤, 세계음식거리를 걷습니다. 이른 점심시간인데 손님들이 제법 있네요. ‘브런치’도 이제 일상의 문화가 되었나봅니다.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유명 연예인이 이 골목에 십 여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니, 와~ 재벌맞네요. 골목 어귀에서 특별한 주택 한 채를 만납니다. 이게 ‘패시브하우스’인거죠? 해가 비칠 때 많은 빛을 받아들여 집을 데운 후, 그 열을 가능한 적게 밖으로 내보내는 저에너지 고효율주택. 벽체 두께가 50cm라 겨울에도 난방없이 따뜻하다네요. 지으신 분이 우리 단체의 회원이시라니, 역시!
마지막으로 요즘 서울시내에서 제일 ‘핫’하다는 경리단길로 갑니다. 추운 날씨에도 츄러스 가게 앞엔 길게 늘어선 줄. 젊음은 언제봐도 예쁩니다. 김수종 선생님이 쏘신 커피를 마시며 소망합니다. 이태원의 내일이 더 행복해지기를. 인종, 언어, 국적, 종교, 성적취향을 넘어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어서 오기를.
- 조창익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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