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숲을 누비며 자연이 주는 평화를 맛보다
야생조류연구회 대학생들과 김포공항습지 탐조

너른 갈대 숲 속에서 깨알 같은 새들이 후드득, 파드득 날아다닙니다. 고만고만한 크기의 새들에게, 쑥새, 박새, 때까치, 참새, 노랑턱멧새, 멧비둘기라는 이름이 쉼 없이 불립니다. 30만 평 김포공항습지 속 깨알들에 이름을 불러준 것은 대학연합 야생조류연구회(야조회) 학생들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2월 23일 아침, 야조회 대학생들과 함께 김포공항습지를 찾아 탐조 활동을 벌였습니다.
한국공항공사(사장 김석기)와 인서울27골프클럽(주)는 10년 간 논란을 빚어온 김포공항 골프장 사업을 올 해 내 착공하려고 총력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골프장 예정 부지를 2009년부터 꾸준히 조사해왔고, 지난해엔 ‘김포공항습지 시민조사단’을 발족, 전문가 및 여러 단체들의 조사 결과를 취합해 발표했습니다. 2월 11일 무산된 주민공청회에서도 드러났듯, 골프장 건설을 막고 습지를 보전하려는 주민들의 의지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학 내 동아리들이 퇴조를 보임에도, 새 사랑에 열정이 넘치는 야조회 대학생들은 한강유역을 비롯, 금강, 낙동강, 강화도 등 전국을 누비며 조류 조사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위기에 처한 김포공항습지에 관한 소식을 들은 학생들이 개강을 며칠 앞두고 이곳을 찾은 것입니다. 이날 김포공항습지를 찾은 대학생 여섯 명은 모두 2·3학년들로 한창 때입니다. 새내기를 맞을 기쁨에 들떠있어 보입니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맹금류로 보이는 새가 멀리 공항 담벼락 위에 앉아 있습니다. 무슨 종인지 확인하려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새는 담장 너머로 사라져버립니다. 김포공항습지의 최상위 포식자 맹금류들은 오늘따라 모습을 쉬이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공중을 선회하다가도 공항 안쪽으로 날아 들어가 버리고, 전봇대 위에 앉았다가도 공항 쪽에서 들리는 총소리에 놀라 순식간에 모습을 감춥니다. 거리도 멀고 금세 날아가 버린 터라 종 구분을 하긴 어려웠으나, 말똥가리 한 마리는 확인했습니다.
언덕 위에 한참 서서, 갈대 숲속에서 들리는 다양한 새들의 노랫가락을 들었습니다. 새소리만 듣고도 직박구리, 곤줄박이, 박새, 방울새 등등 이름을 불러봅니다. 방울새 한 마리가 갈대 숲속을 나와 나뭇가지에 잠시 앉았다가 날아가 버립니다. 잠깐 사이 쌍안경으로 보니 머리, 가슴, 날개깃에, 녹색, 노란색, 갈색이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매력을 뽐냅니다. 드문드문 큰 기러기 무리가 머리 위를 날아 지나가고, 육중한 크기의 비행기가 간간이 날아오릅니다.
두 시간여 만에 너른 김포공항습지를 조사하기엔 충분치 않았지만,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갈대 숲 속과 낮은 언덕 수풀을 헤치고 다니며 누린 평화로움은 서울시내에선 보기 드문 경험일 것입니다.
2 015.2.25
글: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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