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서울시는
어제 “청소대행체계 3대 혁신으로 서비스 질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적제
도입, 공개경쟁입찰, 수수료 현실화를 위한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했다. 그동안 자치구가 관행적인 수의계약을
반복하면서 제대로 된 청소업무 관리를 하지 못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불만대로 청소노동자의 노동조건은 조건대로 악화일로에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로 한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 청소행정 개선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썩 개운하진 않다. 이번에 서울시가 밝힌
‘실적제’로서의 개편은, 서울시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다 하고 있는 것을 서울시가 뒤늦게 하는 것이다. 환경부가 마련한 지침에
따르면, 청소업무에 따른 수수료는 자치구
세입으로 편성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지방재정법>
상의 총계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하지만 서울시 자치구들은 관행적으로
쓰레기봉투 판매를 민간업체에 맡기고 수익금까지 관리하도록 했다.
노동당은
작년 3월 21일, 기자회견(http://goo.gl/31Ie46)을 통해서 4년간 25개 자치구의 쓰레기처리량과 쓰레기봉투
판매량을 교차비교한 보고서(*별첨보고서 참조)를 발표해 민간업체에 의한 판매대금
유용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서울시에 시민감사
청구를 하였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별도의 연구용역을
통해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연구용역은 작년
6월에 나왔다. 다른 것도 아니고 환경부 지침과
<지방재정법>의 내용을 지키라고 요구한 것을
연구용역까지 한 것도 우스운 일인데, 그 다음엔 자치구 청소업무 담당
공무원들과 함께 TF를 구성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미적댔다. 그것이 1년을 훨씬 넘어서 이제야 나온
것이다. 서울시는 법 위반을 알면서도
1년 넘게 이를 방치한
셈이다.
문제는 이번
서울시의 개선안이 청소행정 문제를, 청소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우선, 쓰레기봉투 수수료를 인상해서
청소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나서겠다는 점이다. 동일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자치구별
민간업체별로 다른 임금을 받는 것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도
어긋날뿐더러,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위탁
고용조건 개선정책과도 상충한다. 다시 말하면 수수료를 높여 처우개선을
할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적정임금 수준을 보장한
민간위탁을 실시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수수료와 청소노동자 임금을 연동시키는
것은, 비용을 부담하는 시민에게 열악한
청소노동자의 노동조건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당신들이 쓰레기봉투를 싸게 사온 탓에
청소노동자의 처우가 나빴다”고 말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2010년 구 재정부담이
871억원이었던 것이
2012년에 1,417억원으로 546억원이 늘어난 것에 대한 적정성
여부다.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민간위탁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비용절감’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년 사이에 서울시민들이 그만큼
쓰레기를 많이 버린 것인지, 아니면 쓰레기처리 비용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비용이 늘었다고 말하는 것은 선후관계가 잘못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증가하는 청소행정 민간위탁 비용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과연 민간위탁이 적절한
방식인가”라는 질문을
해야한다. 그러니까 업체의 적정이윤을 보장해주는
민간위탁 방식이 적절한지, 아니면 과거와 같이 구 행정으로
직영화하고 이를 서울시가 광역차원에서 종합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의 발표에는
‘민간위탁 적절성’에 대한 고민이
전혀없다. 그저 비용이 많이
늘어났고, 이는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수료 탓이니
이를 인상하겠다는 말 밖에 없는 것이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청소행정은 시민들의 생활에 가장
필수적인 공공행정의 내용이며, 또한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 시기에는
단순히 <쓰레기 수거->폐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배출의
절감, 다양한 방식의
재활용>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요건에 의해, ‘필수적인 업무이고 지속해야 하는
업무’인 청소행정은 청소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조건이 된다. 따라서 현행 민간위탁 방식으로
일률화되어 있는 청소행정을 재직영화를 전제로 해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단순
수거->폐기의 방식이 아니라 절감과
재활용까지 묶어내는 종합적인 청소행정의 재편도 수반되어야 한다.
여전히
공공기관의 민간위탁 사업장에서는 많은 산업재해가 은폐되고 있으며 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만연해 있다. 또한 관행적인 수의계약 과정에서
자치구와 민간업체간, 민간업체와 구의회간 유착관계 역시
오래되었다. 이를 단순히 수수료인상이라는
방식으로만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적절한지, 서울시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서울시의
청소행정 개선방향에 대해 환영을 하면서도 그것은 일시적인 대증요법에 불과하며 청소행정의 공공성을 높이는데 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특히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청소노동자의 조건을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쓰레기봉투 수수료와 연결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철학의 부재’를 탓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서울시의
‘척하는’ 혁신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끝」
PolRe_130319_자치구청소민간위탁의문제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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