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대로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작년 예산에 대해 여전히 '탈토건'이라는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한정된 재원의 명확한
우선순위없이는 마을만들기나 사회적경제와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과 각종 민간투자사업을 전제로 하는 토건사업은 양립하기 힘들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2011년 보궐선거를 통해서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명박-오세훈 시장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토건시장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었다. 1미터에 수백만원씩하는 디자인거리는 조성하면서도 아이들 학교급식은 지원할 수 없다는 시장에 대한 분노가 박원순 시장을 있게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박원순 시장은 이제 달라진 시정 패러다임을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보여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공개된 서울시 2015년 예산안은 많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926억원 중 718억원 예정된
'시민안전체험관' 어떻게 되었나?
우선,
안전예산의 실체가 모호하다. 서울시는 도시안전 예산을 전년도 대비 22% 늘렸다고 말하지만 사업의 세부내역을 보면 도로 및 도로시설물의
유지관리나, 수방사업 등은 매년 편성했던 사업을 늘린 것이라 별도의 안전예산이라 보기 힘들고 지하철 내진보강을 골자로 하는 지하철 투자 역시
이미 연식이 오래된 전동열차를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안전예산이라 평가하기엔 부족하다. 더구나 '10만 안전파수꾼'과 같이 민간인을 활용한
인력대책보다는 기존의 서울소방청의 장비나 자채를 고체하는 등 기존 방재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될 필요가 있으나 해당 예산은 보이지 않는다.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데, 오히려 눈에 잘 띄는 '10만 안전파수꾼'같은 실효성이 의문스러운 사업을 앞세운 것은 영 마뜩찮다. 더구나 서울시가
지난 9월에 발표한 <민선6기 시정운영 4개년 계획>에 따르면 오는 4년간 926억원의 안전예산을 편성했는데 이중 718억원이
'시민안전체험관' 증설이었다. 사실상 대부분의 안전예산을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안전체험을 시키는데 필요한
시설을 짓는데 사용하는 셈인데, 이를 두고 안전예산을 우선했다고 설명하는 것은 신뢰하기 힘들뿐더러 신뢰하기도 힘들다.
역대
최고로 늘어난 도로건설 예산, 토건의 습격
2015년
서울시예산에서 안전예산을 앞세워서 그렇지 분야별로 가장 높은 예산 비중을 보이는 부분은 도로교통분야이고 그 중에서도 '도로건설'분야다.
2015년 예산 총액이 1조 7,580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11.7%나 늘었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한번 시작하면 예산이 점증하고, 공사 완료 후에는 지속적으로 유지관리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그런대도 서울시는 신규
도로건설에 2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전체 도로망 확충 예산 중 강남순환도로와 동부간선도로 확장 등 기존 지속투자사업을 제외한
규모에 해당한다. 여기에 신설되는 하수관거 사업만 해도 40건이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해서 2015년에 반영된 토건예산은 도로망
확충에만 4,933억원, 도로 유지보수에 3,718억원 등 8천억원이 넘는 돈을 도로에 쏟아붇고 있는 셈이다. 거기에 수해방지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하수관거 신규공급 및 개량사업만 4,567억원이니 총량관리가 되지않고 개별 사업의 타당성 검토도, 종합적인 도로/하수관거 사업에 대한
관리방안없이 추진되는 토건사업비가 1조 3천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사업자 봐주기' 우이-신설
경전철 등 예산 편성
그런 와중에
사업종료 시기를 연장해주면서까지 민간사업자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우이-신설 경전철에는 오히려 재정투자를 늘렸고,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신림선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예산을 반영했다. 우이-신설경전철은 올해 9월에 협약이 갱신되면서 사실상 공기가 20개월 이상
길어졌다. 이 배경에는 민간사업자가 자금마련이 어려워 투자비율을 맞추지 못해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신림선
사업에 71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지금이라도 우이-신설 사례를 재평가해서 현행 민간투자사업이 적절한 것인지 판단해야 된다.
다산콜센터, 생활임금,
사회주택이 안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안전예산을 앞세운 각종 토건사업들이 전면에 나서는 대신에 실제로 많은 논란이 되었던 서울시 민간위탁사무에 대한 직영화 등에 대한 언급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민간위탁 사업장에 대한 직영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때가 올해 4월이었다. 계획대로 였다면 내년도 예산에는
필수적이고 공익적 목적이 큰 민간위탁사업의 직영화계획이 반영되어야 옳다. 하지만 그런 언급이 전무하다. 대표적으로 다산콜센터 문제다. 다음으로
박원순 시장의 공약이기도 한 생활임금의 도입과 관련된 예산이다. 생활임금은 기존의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삶의 질에 초점을 둔 임금을
의미하며, 이를 서울시가 시행한다면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의 처우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언급도 전무하다.
마지막으로, 과거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기에도 빼놓지 않았던 사회주택(임대주택)에 대한 언급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이 도시재생사업이나
성곽마을이니 하는 몇몇 시책사업들이고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 매입임대주택 등을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지 등의 부분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사실상,
이번 박원순 시장의 2015년 예산에는 있어야 할 것들이 너무 보이지 않고, 없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그래서 2기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는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과의 단절보다는 계승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여지가 더 많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구체적인 서울시 예산이 공개되면 앞서
언급한 대규모 토건사업의 타당성을 따지는 한편,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다산콜센터 직영화 등과 같은 민간위탁 사업의 재조정, 그리고 사회주택
확보를 통한 주거불안 해소 등을 주목해서 살펴볼 것이다. 무엇보다 제대로된 평가없이 관행적으로 시행하는 경전철 등 민간투자사업과 버스준공영제에
따른 보조금 지급 등도 마찬가지다.
실망스럽다.
놀라울 만큼 이번 2015년 예산에서는 '오세훈' 시장의 그림자가 보인다. 그만큼 박원순 시장이 좀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도 깨지고 있다. 원래
기대가 있으면 실망도 큰 법이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실망보다는 제대로된 비판과 대안을 통해서 박원순 서울시의 토건화를 최대한 막을 예정이다.
또한 다산콜센터 등 민간위탁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과 생활임금 도입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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