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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첫 단추' 잘못 꿴 서울역고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서울시

목, 2015/01/29- 15:13 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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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의 졸속 추진에 대한 사과없이, 땜빵식 방안만 나열해
- 노동당서울시당, "목표와 추진 일정을 못 박아놓고 추진하는 서울역고가 사업, 또 다른 박원순식 일방통행에 불과"


오늘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부터 논란이 되어 왔던 '서울역 고가 사업'에 대한 추진의사를 밝혔다. 수많은 절차와 대책들이 나열되어 있으나 이번 발표의 핵심은 '문제가 있어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확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처음부터 짚어보자. 작년 지방선거 당시 공약사업으로 불쑥 나오기 전까지 서울역 고가는 안전등급 D를 받아 철거가 예정되어 있던 곳이었다. 그래서 2013년에 편성한 예산에도 서울역 고가 철거와 관련된 사업이 반영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서울역 고가를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디어'를 넘어서지 못하는 방안이었다.

그래서 공약으로 나왔을 때도 그것이 바로 실현될 것이라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사전에 거쳐야 될 과정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 걸, 서울시는 작년 9월 대규모 재정투자를 위해 반드시 개최해야 하는 투융자심의위원회에, 그것도 서면심의 방식으로 서울역 고가 재활용 방안을 올려 통과시킨다. 이 심의위원회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서울역 고가 철거사업을 심의했던 위원회였다. 사실상 박원순 시장의 공약사업 추진을 위해 거수기 역할을 한 것이다. 당연히 설익은 정책 탓에 서울역고가 주변 시장상인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부랴 부랴 공청회를 열었지만 서울시의 '내용없음'을 확인했을 뿐 이해관계자에 대한 설득과 서울역 고가 재활용에 대한 타당성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불쑥 재 추진을 확정하여 발표한 것이다. 노동당 서울시당 입장에서는 서울시가 참고하고 있는 하이라인 등 해외사례를 검토하면서, 실제로 관광자원으로서 매력이 높아지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과 동시에 원래부터 조성되어 있던 삶의 생태계가 붕괴되는 부작용 역시 확인했다. 실제로 유색인종의 중산층이 살던 하이라인 인근 지역은 고소득의 백인 위주, 상업시설 위주로 탈 바꿈했다. 따라서 '관광자원화'로 호들갑을 떠는 서울시의 태도는 해외 사례에 대한 검토 조차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구나 그동안 지적되었던 남대문 시장의 상권 유지에 대해서도 버스 등 대중교통을 유도함으로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실효성이 의심된다. 안그래도 기존 도로의 정체가 높은 상태에서 경기버스 등의 정류장을 추가로 설치한다고 해서 얼마나 효과가 있겠는가. 필요했다면, 중앙차로제 도입과 같은 것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 특화 구역 등 아예 접근법 자체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 고가를 재활용해 '차량길'을 '사람길'로 바꾼다고 자랑하면서 정작 다른 곳에는 차량을 더 밀집시키는 서울시의 방안을 대안이라 보긴 힘들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표에 그간 졸속적으로 추진되어 왔던 과정에 대한 사과나 개선보다는 주요한 추진일정을 강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데 있다. 서울시는 오늘 발표를 통해서 오늘부터 4월 24일까지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 사이 청책토론회를 3월에, 시민대토론회를 4월에 개최한다는 것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런 추진 방식에서 과거 오세훈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예술섬(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사업을 떠올린다. 오세훈 전 시장은 환경파괴와 접근성 등의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강예술섬에 대한 국제현상설계를 서둘러 실시함으로서 600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다가 백지화되면서 고스란히 버려졌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서울시가 서울역고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지금과 같이 일정을 제시하고 형식적인 협의과정을 거칠 것이 아니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된 시민합의를 이끌어나가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몇 가지의 사전조치-도로 통행체계의 개선과 주변 지가 상승에 대한 대책, 기존 주거/상업 생태계의 보존방안 등-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국제현상공모 개시일에 대책을 내놓는 박원순식 소통은, 소통을 가장한 일방통행일 뿐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서울역고가 프로젝트에 무리를 하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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