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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방향 잘 잡은 '서울형 도시재생 종합플랜', 관건은 디테일이다
서울시가 '서울형 도시재생 종합플랜'을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도시기본계획 상의 권역별 개발계획을 합쳐놓은 듯 보이지만, 기존까지의 개발계획에 비하면 방향성과 주요 사업들의 목록이 다르다. 그동안 사람 중심의 도시개발, 거주자 중심의 주거환경을 제안해왔던 노동당 서울시당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정책 변화는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눈에 띄는 부분을 짚어보자면, 우선 도시 재생사업에 있어 공공의 역할 즉 서울시의 역할을 명확히 했다는 점은 높이 산다. 그동안 민자사업이니 주민주도사업이니 하면서 사실상 '이익 추구형 도시개발'을 방치해왔다. 용산참사가 그러했고 수많은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그랬다. 그렇기 때문에 2018년까지 1조원이 넘는 재정투자를 바탕으로 공공의 책임을 하겠다는 정책방향은 타당할 뿐만 아니라 반가운 조치다.
다음으로 비교적 중장기적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그동안 도시개발이 단기적인 사업성과에 초점을 두다보니 성급한 사업추진에 따른 부작용이 심했다. 대개의 사업이 우선 시작하고 보자는 투로 추진되었고 휘청거릴 때마다 서울시는 온갖 특혜를 제공하면서 추진을 지원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존의 초록띠 조성 사업이다. 애초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남산을 잇는 초록띠를 만들겠다는 것이 오세훈 전 시장의 계획이었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보상비만 날리고 1단계 사업에 머물렀다.
마지막으로 나름대로 면 단위의 종합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앞서 언급한 공공 책임의 방치, 성급한 사업 추진으로 모든 사업들이 지역적인 맥락 없이 우후죽순 추진되어왔다. 그러다 보니 나쁜 사례가 모델이 되어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번 계획에 포함된 북한 주변 저층주거지 관리, 성곽마을 보전 관리와 같이 유사한 지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 지역을 한데 묶어서 종합적인 사업추진을 하겠다는 것은 이런 '악화의 구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역시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의 뉴타운재개발 사업에 대한 출구전략 부분이다. 일단은 공공지원을 바탕으로 '될 사업은 되도록 한다'는 것은 명확하게 보이지만, 주민갈등이 심한 지역이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대한 '직권해제'와 같은 전환방식은 보이지 않는다. 신정 2-1 구역 등과 같이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이 고통을 받아 왔던 지역에 구체적인 대안이 아쉽다.
다음으로는 전체적인 재원 규모 외에 세부적인 사업별 재원 배분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총액 규모로 보면 분명 적극적인 재정투자임에 틀림없으나, 그것이 몇 몇 주요 개발에만 집중된다면 대규모 공공투자라는 것이 '착시 효과' 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모호한 민관협력체계에 대한 것이다. 알다시피 기존 도시재생 사업은 '주민주도'라는 지향이 있었음에도 관주도의 전문가 그룹을 전면에 배치해 사실상 형식적인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지역을 잘 모르는 계획가와 개발 이익을 추구하는 소유주 사이에서 정작 지역에 정착하면서 살아왔던 거주자들의 권리는 고려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추진체계의 변화는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별 MP 구성과 관련한 갈등을 염두에 둘 때 결국 '전문가'와 '소유자' 중심의 거버넌스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든다.
그래서 기왕에 발표된 방안이 좀 더 세부적인 실행계획으로 다듬어지길 바란다. 이를 통해서 서울시가 밝힌 바대로, "소외된 분들과 이웃을 생각하고 미래를 고민하는" 서울의 청사진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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