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개인/그룹
지역
서울시가 지하철9호선 2단계 개통을 앞두고 부산하다. 지난 5일 열차조기증차, 출근시간대 수요 분산 및 수송력 증대, 대 시민 홍보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1단계 계획을 발표하고 바로 어제(26일)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주요한 내용만 보면 가양에서 여의도를 운행하는 급행버스를 한시적으로 무료운행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논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서울시가 1, 2차에 걸쳐 내놓은 방안들의 시급성은 이해하지만 정작 혼잡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서울시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알다시피 지하철9호선 1단계 사업은 민자사업으로 추진되었다. 이 과정에서 민자사업자의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적절한 혼잡도를 염두에 두고 승강장 등이 설계됐다. 이를테면 현재 서울메트로나 도시철도에서 운행하는 전철은 최소 6량에서 8량에 달하지만 지하철9호선은 4량에 불과하다. 문제는 추가 증차를 한다해도 최대 6량까지 밖에 늘릴 수 없는데, 이는 승강장 자체를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 초기 건설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지하철9호선 1단계 사업 중 지상부는 서울시가 재정을 사용하여 공사하였고, 지하부는 민간사업자가 공사를 진행했다. 당연히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늘리고자 하는 민자사업자의 자연스러운 '이윤추구 행위'가 시설의 최소화로 나타났다. 그래서 영업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는 통행로 등 부대시설의 면적은 넓지만 정작 교통수단으로서 가장 중요한 승강장의 규모는 작다.
2000년 당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지하철9호선 민자유치 타당성 조사보고서>를 보면, 재정투자 방안, 민간위탁 방안, 민자도입 방안의 3가지 대안을 고민하면서 기존보다 인력을 30% 줄일 수 있고, 외국계 회사들이 참여할 동기가 된다는 이유로 '민자사업'으로 제안하면서도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리스크 부담을 막기 위해 부분적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그러니까 애초 지하철9호선 1단계 사업의 배경에는 민자사업을 전제로 해서 어떻게 하면 민자사업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가라는 고민만 있었던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 2000년 당시에 추정한 2015년 수송수요는 연간 1억 5,065만명으로 일일 수송량으로 환산하면 41만명이 된다. 어제 서울시가 밝힌 지하철9호선의 3월 현재 일일 수송량은 44만명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민자사업자가 선정된 후 체결한 2005년 <실시협약>에서는 2015년 추정교통수요가 25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과소추계인 셈이다. 당연히 시설물과 차량의 크기는 이런 수요에 맞춰 조정되었다. 이런 사실은 지하철9호선 2단계 사업을 위해 KDI가 실시한 <서울지하철 9호선 2단계 건설사업> 예비타당성 보고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2021년 기준으로 1단계 사업은 25만명, 잠실까지의 2단계 사업으로는 전구간 기준 최대 42만명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어제 서울시가 밝힌 바에 따르면, 2단계 개통후 일일 수송량은 60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하철과 같은 시설은 초기 설계와 시공이 매우 중요하다. 버스와 같이 배차를 늘리거나 혹은 노선을 다양화함으로서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 당시에 41만명 정도로 예측했던 교통수요량을 25만명으로 축소하고, 다시 이를 기준으로 지하철9호선 2단계 사업을 추진했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차량을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고(차량 도입에 시간이 걸린다), 승객 안전을 이유로 승강장을 늘릴 수도 없다. 결국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첫 단추가 잘못 꾀어진 서울시의 민자사업 탓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노동당서울시당 입장에서는 지하철9호선을 보면서,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경전철 사업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승객수요가 예상보다 많든 적든 간에 민자사업인 이상, 정확한 수요예측보다는 참여기업의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진다. 당장 서울시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추진한 민자사업의 남발은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번 논란이 마치 천재지변처럼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더 정확하게 본다면 서울시의 민자사업 편향이 빚어낸 구조적인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엉뚱하게도 버스를 무료로 운행하는 추가적인 비용은 서울시의 몫이 되었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지하철9호선 혼잡문제는 민자사업이 대중교통정책에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본다. 따라서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경전철 계획도 원점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당장 2년 정도 공기를 연장시킨 우이신설 경전철만 보더라도 사업 추진자체가 제대로 되고 있다 보기 힘들다. 이런 조건에서 올해 안에 신림선을 착공할 예정이다. 반면, 교통요금은 빠르면 6월부터 올린다. 이윤을 위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도록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재정지출과 함께 요금인상을 통한 책임전가는 오로지 '민자사업 구조'를 배경에 놓을 때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노동당서울시당은 당장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급행과 완행간 승객 불균형을 완화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출퇴근 시간에 급행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방안까지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믿는다. [끝]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