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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뉴타운·재개발 정책, 다시는 '희망고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울시가 지난 22일 [뉴타운·재개발 ABC 관리방안](이하 관리방안)에 이어 27일 [주거재생 실행방안](이하 실행방안)을 내놓았다. 관리방안이 지난 1단계 출구전략의 추속조치 성격을 띠고 있다면, 실행방안은 서울시가 천명한 주거재생사업의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실행방안을 내놓으면서는 22일에 발표한 관리방안과의 연속성을 강조함으로써, 기존의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주거재생 실행방안이 마련되었음을 보여주었다.
▲ 서울시는 2단계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이라 할 수 있는 관리방안과
새로운 주거지개발사업인 주거재생 실행방안을 내놓았다 (제공=서울시)
노동당서울시당은 서울시 주거재생사업이 기존 뉴타운·재개발 지역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없이 뜬구름 잡는 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왜냐하면 가장 열악한 주거환경에 방치되어 있는 뉴타운·재개발 지역의 주민들을 내버려 둔 채 추진하는 주거재생사업이 기존 뉴타운·재개발사업에 포함되는 주민들에게 이중의 박탈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실행방안은 22일 발표된 관리방안과 정책과정에서의 인과관계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 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우려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22일 관리방안을 통해 추진위 단계의 사업지에 대해서는 직권해제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정작 주민갈등이 심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주민들이 결정할 문제"라는 식으로 거리두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높아진 외지인 비율 때문에 조합해제 동의율 50%가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이를 고집하고 있거나, 직권해제와 관련해 '관련법이 개정되면 조례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미뤄둔 부분이 그렇다.
이런 조치들은 10년 가까이 지역갈등의 희생양이 되어 온 현지 주민들에게 또다시 '희망고문'을 가하는 것과 다름없다. 노동당서울시당이 강조해왔듯, 서울시의 역할은 주민들의 부담가능성에 맞춰 경제성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해당 지역 뉴타운을 직권해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업자(건설사 등)나 시행자(조합 등)의 매몰비용을 핑계로 이를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사실상 책임 회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서울시는 사업지원 방안을 제시하면서 녹지마련 의무를 완화하는 한편, 용적률을 최대 20% 더 높여주는 조건을 완화시켰다. 세부적으로 녹색건축물 인증, 빗물관리시설 설치, 역사문화보존 등의 조건을 추가하는 내용이지만 이미 관련 법에 의해 의무화되어 있는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이를테면 서울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에 따르면 500세대 이상은 녹색건출물 인증 의무대상이며, 빗물관리시설의 경우에는 2006년부터 서울시가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음). 녹지를 줄여 공급 세대수를 높이겠다는 방향이 과연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관리방안과 실행방안의 인과관계를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이 둘이 별도의 독립적인 대책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주거환경관리사업은 기존의 뉴타운·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10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업자를 포괄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대상지를 확대함으로서 또 다른 재개발을 부추긴다. 이를테면 주거환경관리사업의 경우, 1·2종 주거지 외에 준공업지역까지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안그래도 개발 압력에 놓여 있는 영등포 문래동이나 성동구 성수동 같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서울시가 기존 뉴타운·재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청산하고 이 사업지에 대해 재정투자를 전제로 하는 새로운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뉴타운·재개발 사업의 청산은 청산 대로 하고 새로운 재생사업은 재생사업 대로 추진한다면, 기존 뉴타운·재개발 사업지의 주민들은 이중적인 박탈감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서울시의 의지다. 뉴타운·재개발사업이 그랬듯 아무리 미심쩍은 정책이라 해도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나 구청에서 하는 말을 '믿고' 따를 수 밖에 없다. 뉴타운·재개발 사업 10년의 역사가 이를 보여준다. 따라서 더디더라도 '현 거주자 우선', '부담가능한 개발', '공적 투자를 통한 공공관리 강화'라는 세 가지 원칙이 지켜지는 주택재개발 사업이 되길 희망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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