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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개발사업으로 전락한 '서울역고가 프로젝트', 말장난은 그만 두자
서울시가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내놓았다. 형식은 서울역고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소통결과를 반영한 실행방안이지만, 사실상 이를 뛰어넘는 개발계획이다. 이번 발표의 의의를 들자면, 서울역고가 프로젝트라는 것이 사실상 서울역 주변 도시개발을 위한 앵커사업 임을 명확히 드러낸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노동당서울시당은 그동안 서울역고가 프로젝트가 서울역 전체에 대한 청사진없이 '보행중심의 도시 패러다임 전환' 운운하며 내용없는 공허한 구호로 치장되는 것을 경계해왔다. 무엇보다 도시공원화하는 방식 자체가 서울역 주변의 민간개발을 부추김으로서 사실상 서울역고가가 특정 사업자들에게 사유화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막대한 서울시예산을 들여 조성한 서울숲이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단지 숲'으로 변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이번 서울시의 발표는 규모 면에서는 지나치게 크고 내용 면에서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우선, 북부역세권 개발 조기 가시화는 제2의 용산개발이 떠오른다. 계획인허가권이 있을 뿐인 서울시가 책임도 지지못할 민간개발 사업에서 좌충우돌하다가 무산된 용산개발 사업을 잊은 걸까? 그 때도 코레일과 삼성물산과 서울시가 서로 책임공방을 하다가 용산개발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다음으로 서울역에서 서울역에서 잠실권을 거쳐 일산까지 묶는 MICE 축 구상은 웃음이 나온다. 이미 서울시가 발표한 잠실~코엑스의 종합개발 규모만 봐도 대규모 회의시설의 공급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또 MICE 시설을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것은 타당성도 떨어질 뿐더러, 해당 시설의 서울 집중화를 조장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신규교량 건설'이라는 내용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역고가 프로젝트의 의미를 자동차가 다니던 길을 사람 길로 만듬으로서 도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철거예정이었던 고가는 공원으로 만들고 새로 자동차 교량을 만든다면 이게 무슨 소용인가? 애초 도시 미관과 비용을 고려하면 기존 서울역고가를 철거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
매년 시민들의 세금으로 유지될 도시공원을, 각종 대규모 민간개발사업의 앞마당으로 내놓으면서 조성되는 '보행친화 공원'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노동당 서울시당은 서울시에 제안한다. 서울역고가 프로젝트에 대한 '문화적 치장'을 그만두라. 오히려 서울역 종합발전계획을 중심에 놓고 막대한 개발이익의 공유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민하라.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서울역고가 프로젝트는 백지화하고, 추가교량 건설 없는 보행환경 계획을 우선 수립하라. 이것이 그동안 말해왔던 철학에 부합한다.
이명박 전 시장의 청계천은 수많은 청계천 이주상인들의 삶 위에 올라서 있는 신기루다. 이 과정에서 개발이익의 환수는 커녕, 청계천복원사업을 담당했던 양윤재 씨가 비리혐의로 구속되기까지 했다. 마찬가지로 또다른 청계천의 꿈을 꾸는 박원순 시장은 서울역고가 프로젝트를 누구의 삶을 짓밟고 누구의 주머니를 채워주려고 하는가. 진지하게 묻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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