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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상가권리금 양성화'를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을 환영한다
그동안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있으면서 기획부동산과 건물주의 탈취 대상이 되어왔던 권리금이 보장받게 되었다. 오늘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상가권리금 양성화를 골자로 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재석 244명에 찬성 239명, 반대 1명, 기권 4명의 압도적인 찬성은 국회도 상가임차인들의 위태로운 처지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임차인 간에 실질적으로 거래되어 왔던 상가 권리금이 임차인의 권리로서 보장되었다는 것에 있다. 이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 권리금 계약서를 만들어 보장하고, 임대인으로 하여금 임차인 간의 권리금 계약을 보호하도록 하는 한편, 권리금 약탈행위에 대해서는 건물주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경리단 길이나 서촌, 가로수길 등 임차인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놓은 상권의 가치를 건물주가 편법적인 방식으로 빼앗으려 했던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건물이라는 물리적 대상을 소유했다는 것 만으로 상권을 형성하는 무형의 자산 -이를테면 유행이나 장소성 등-까지 소유권의 대상으로 주장했던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심지어 법원이나 서울시 등 행정기관 조차도 이런 약탈 행위에 대해 '건물주의 편'을 들거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서 현실을 유지했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법개정을 이끌어낸 것은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약칭 맘상모)과 같은 상가임차인 당사자들의 노력 덕분이다. 자신의 가게를 넘어선 임차인 간의 연대와 함께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을 위해 직접적인 법개정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새로운 임차상인 운동을 만들어가는 맘상모에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이번 법개정안 역시 건물주와 임차인 간의 불합리한 권력 구조를 평등하게 만들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건물주가 악용하고 있는 '환산보증금' 제도와 '재건축 사유'에 의한 강제 퇴거, 그리고 이번에 추가된 '비영리 목적의 사용' 조항이다. 서울과 같이 이미 환산보증금 4억원을 넘어서는 상가가 많은 곳은 수많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덧붙여 건물주와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분쟁조정위원회' 등의 조정기구 설치 역시 누락되었다. 건물주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부동산이나 변호사의 조력을 구할 수 있지만 대다수 임차인들은 그와 같은 법적 대항력을 갖추기 힘들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법 개정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 건물주와 임차인 관계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노동당 서울시당이 작년부터 홍대앞에서 상가임차인 권리상담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구체적인 현실에서 상가임차인에게 유리한 사례들이 쌓일 수록 이번 법 개정의 의미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제까지처럼 맘상모와 함께 구체적인 현장에서 상인들과 함께 하면서 상가임차인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 다시 한번 이번 법개정을 환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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