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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서울역고가 프로젝트, "누구의 정원이 될 것인가"
- 서울역고가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 당선작에 부쳐
서울시가 지난 1월에 느닷없이 추진한 '서울역고가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의 당선작을 발표했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서울역고가 프로젝트에 대해 작년부터 꾸준히 1) 서울역 권역의 개발계획이라는 면단위 계획과 연동해서 검토해야 하며 2) 보행 중심 도시로의 전환과 같이 타당하지 않은 문화적 치장보다는 도심 내 공유공간의 사유화를 막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무엇보다 안전등급상 위험하다고 진단되어 철거가 예정되어 있던 고가를 존치하고 재사용하는 것이니만큼,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서울시의 서울역고가 프로젝트 추진 과정을 보면 마치 한 편의 부조리극을 보는 것 같다.
1) 2014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공약으로 등장
2) 2014년 9월 구체계획 없는 상태에서 서면 투융자(투자와 융자)심사 통과
3) 2014년 10월 서울역 고가 시민개방행사(1차)
4) 2014년 12월 서울역 고가 주민설명회, 시민 토론회 개최
5) 2015년 1월 국제현상설계공모 계획 발표
6) 2015년 4월 현장시장실 운영(17일~19일)
7) 2015년 5월 서울역 종합개발 계획 발표
8) 2015년 5월 서울역 고가 시민개방행사(2차)
9) 2015년 5월 국제현상설계 공모 당선작 발표
이상 서울시 주요일정에서 보듯, 불과 1년 만에 서울역고가 프로젝트 추진은 기정사실화가 되어버렸고 수많은 쟁점들은 휘발되었다. 지난 5월에 서울역 종합개발 계획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시는 서울역고가 프로젝트를 둘러싼 '서울역 주변 개발사업'과 서울역고가를 연계하지 않았다. 이는 도심에서 진행되는 서울역고가 프로젝트가 구체적인 도시 공간에 어떤 사회·경제·문화적 영향을 미칠지 서울시가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미 서울역 북부권역 개발계획 시장 방면과 염천교 방면의 도시환경정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들어, 서울역고가 프로젝트가 대규모 도심젠트리피케이션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 바 있다. 또 서울시가 모델로 삼고 있는 하이라인파크의 사례를 통해서 선의의 도시개발이 주변 주민 및 산업구조를 강제로 이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서울역 권역 전체에 대한 공영개발 혹은 공적 통제 장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발표한 어떤 계획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 등에 대한 대응 계획을 찾아볼 수 없다. 주변의 난개발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며 도심에서 만들어진 공유 공간을 어떻게 문턱없이 조성할 것인지가 고려되지 않으면, 서울역고가 프로젝트는 주변 사유건물의 부속 시설이 될 것이다.
(▲ 서울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서울역고가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 당선작 '서울수목원')
이번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의 제목은 '서울수목원'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공개한 이미지를 보면 수목원이라기 보다는 정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한국의 수목을 가나다 이름 순으로 식재한다는 발상도 놀랍지만, 이미지의 수목이 한국 수목이 맞는지도 의아하다). 서울역고가는 누구의 수목원이 될 것인가. 그리고 누가 비용을 치르며 누가 가장 많은 편익을 가져갈 것인가. 여전히 서울시가 답하지 않는 질문들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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