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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물가대책심의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실시예정이었던 서울시 대중교통요금인인상안에 대한 공청회가 무산되었다. 이번 공청회는 사실상 6월 27일 요금인상안 발표를 앞두고 여론수렴절차의 미비를 지적받자 졸속적으로 추진한 것이었다. 따라서 형식적인 공청회가 무산된 것은 사필귀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청회 무산의 당사자로 몇 가지 부분에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
첫번째는 시민공청회와 관련된 사항이다. 서울시민 5,000명의 서명으로 청구된 시민 공청회는 궁극적으로 서울시 요금인상안에 영향을 미쳐야 의미가 있다. 그것이 공청회를 청구한 시민들의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내부 협의 과정을 통해서 "공청회는 요금인상 과정의 행정절차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이런 태도는 할 필요가 없는대도 원하니 해주겠다는 시혜적 태도와 다름없으며, 최초의 시민청구 공청회를 사소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12일 물가대책위 일정, 27일 요금인상안 발표시점을 못박고 진행되는 공청회는 그 자체로 의미가 없다. 오늘 공청회 장에서도 오늘 공청회를 통해서 서울시의 요금인상안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답은 아니다였다. 그러면 그 자리는 공청회가 아니라 설명회라 불러야 옳다.
두번째는 귀책과 관련된 사항이다. 서울시 소관부서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서울시는 중요한 판단부분에 있어서 결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실제 행정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일정 변경을 결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라 존중한다. 그래서 이번 졸속적인 공청회 파동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져야 할 정치적 책임의 영역이다. 절차의 미비를 인정한다면, 요금인상 시기를 한 두달을 연기하더라도 제대로된 시민의견수렴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되는 측은 교통부서가 아니라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다. 첫단추를 잘못 꿴 측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요금인상에 대한 사항이다. 반복적으로 말해 왔지만 요금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불가피하게 요금이 인상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그동안 지적되었던 제도 개선방향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은 놔두더라도 버스정책시민위원회의 개선, 요금인상절차의 시민참여 보장, 원가 공시를 통한 투명한 검증 체계 마련은 당장 가능한 내용이다. 또한 버스업체에게 과도하게 지급되어왔던 이윤을 조정함으로서 요금인상안을 최대한으로 낮춰야 한다. 이것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인천과 경기도의 요금과 맞춰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이미 서울시는 이번 요금인상안을 통해서 버스와 지하철의 통합요금제를 폐기했다. 다른 요금이 문제라면 버스요금과 지하철요금이 다른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노동당 서울시당은 이미 50일 넘게 시청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버스노동자들을 떠올린다. 고용구조의 개선과 함께 요금인상이 사업자의 불법적인 보조금 착복만을 부추길 것이라는 노동자들의 판단은 옳다. 정비직 노동자를 줄여 그 임금을 기업이윤으로 착복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현재 버스준공영제는 깨진 독에 물붓기가 될 것이다.
토론은 환영한다. 입장의 차이는 논쟁을 통해서 조정하면 된다. 하지만 형식적이고 편향된 '공청회', 언론이나 보고서에 '공청회를 진행했다'는 한 줄을 위한 공청회는 안된다. 따라서 오늘 무산된 것은 논쟁과 토론이 아니라 '공청회라는 부실한 껍데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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