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SC B41 A02 01R 2015 0519
경북 영주시 이산면 내림리에 있는 이산서원 일대에 대한 드론(공중) 촬영 파일의 임시 코드명이다. NSC B41은 내성천 이산서원 일대에 대한 지역구분 위치표시이며, A02 01R 2015 0519는 이 지점 제2 촬영각(Angle)에서의 첫 번째 촬영기록(Record)을 2015년 5월 19일 하였다는 의미이다.
이산서원은 영주(옛 영천)지역의 첫 번째 서원으로 퇴계 이황이 지역주민들의 부탁을 받고 이산서원기를 쓰고 원규를 만들어 전하였다고 하며, 선조 5년에 사당을 세워 이황의 위패를 봉안하였고, 다시 선조 7년 (도산서원이 또한 사액을 받은 해인 1574년)에 이 지역 최초로 사액을 받은 서원으로, 그 역사 · 문화적 중요성을 따져 촬영대상에 포함하였다.
사진에서 문화재 지표조사를 한 흔적이 보이며, 서원이 내려다보는 강 일대는 이미 여뀌가 다시 촘촘하게 모래톱 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여뀌는 작년 여름부터 강 곳곳에 창궐하였는데 댐 하류가 아닌 수몰예정지에서 이런 현상이 난 것은, 지하수위 저하로 인해 강 곳곳에 농업용 임시 보를 만들어야 할 만큼 영주댐 공사 시작 후 수몰예정지 강에서의 골재채취가 심하게 행해지면서, 모래톱이 전반적으로 얇아져서 풀이 들어오기 쉬운 조건이 된 때문으로 보인다. 댐 건설로 인해 서원이 이 자리에서 철거될 예정인데, 이후 다시 같은 각에서 400여년 역사의 서원 부재를 기록할 것이다.

NSC C83 A01 01R 2015 0519
영주시 평은면 천본리 내매교회 일대이다. 천본리 일대는 영주, 안동, 봉화의 경계지역으로, 퇴계 이황이 도산서원에서 이산서원으로 갈 때 거쳤던 길목이라고도 한다. 110년 전, 맑은 내와 그 내를 따라 얕은 산들이 잘 바라보이는 이곳 언덕에 영주지역과 경북 북부지역 최초인 내매교회가 세워졌다. 이후 건물을 다시 지었으나 여전히 처음의 귀한 뜻을 품은 자리이다.
내매교회는 이곳 출신 강재원이 대구 약령시에서 미국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의 전도를 받아 1906년 그의 고향에 세운 교회이다. 또 이 교회에는 순흥학교와 풍기학교에 이어 영주교육사에서 세 번째 학교라는 ‘기독내명학교’(내명초등학교)가 1910년 4월 설립되어 1995년 폐교까지 2천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강신명목사 등 여러 인재를 배출한 산실이기도 한 사립기독내명학교를 2013년 총회지정 한국기독교 사적 제11호로 지정하였다.
110년의 역사를 지닌 이 교회 역시 조만간 이 자리에서 철거되어야 한다. 정겨운 종탑과 하늘을 닮은 파란 지붕을 가진 이 교회는 영주댐이 담수를 시작하면 잠기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새로 놓은 이설도로와 맞은 편 낮은 산의 능선들만이 한때 이곳이 영주지역 최초의 교회가 있던 곳임을 알려줄 것이다. 한국기독교계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내매교회가 댐 담수로 어떻게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지도 기록할 예정이다. 댐으로부터 강을 따라 무려 18km 길이에 이르는 넓은 공간의 뿌리 깊은 여러 지역문화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이렇게 댐 때문에 사라진다.
한편 이곳 바로 상류 토일천 합수부의 유사조절지는 월류부 폭이 200미터나 되는 또 하나의 댐으로, 모래강 내성천에 세운 영주댐의 핵심 구조물이다. 상류로부터 내려오는 모래는 이곳에서 이중으로 차단되며, 영주시가 이곳에 쌓인 모래를 수거하여 팔아 시의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모래가 구조물에 막혀 쌓이고 수거하는 과정 등이 모두 이 작업의 기록대상이다.
NSC J81 A02 01R 2015 0519
금강마을은 지난 400년간 인동 장씨의 집성촌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발견되는 유물들은 이곳의 역사를 지금으로부터 최소 1,000년 이상 끌어올린다. 2002년부터 실시된 영주다목적댐(송리원댐) 건설부지에 대한 지표조사 때 마을 전체에서 청동기부터 조선시대의 토기 자기 조각 및 기와류 등이 다량 수습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 일대에 대한 유적발굴조사는 영주댐 공사 착수 후 만 4년이 지난 2013년 12월에 시작되었는데, 조사 시작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서 고려시대 사찰인 ‘금강사’라는 절터가 발견되었으며, 서른여덟자의 명문이 새겨진 광명대 등 불교 관련 유물의 상당수는 보물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목적이 불분명한 영주댐의 효용이 이 마을의 문화적 가치보다 클 수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올해 담수를 위한 과정은 착착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담수를 시작할 경우 마을 꼭대기 솔숲 바로 밑까지 물이 차면서 천년 넘는 이곳의 문화는 모두 수장된다. 화면 맨 하단의 장씨고택과 이산의 괴헌고택 등은 모두 철거하여 한군데에 모아 놓는데, 주민들의 말로는 인근에 이들을 일단 보관할 창고 터를 닦아놓았다고 한다. 한번 창고 속에 들어간 문화는 언제 다시 햇빛을 볼 수 있을까? 아니, 한데 모아 전시를 한들 그것이 생생한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이곳에서의 여러 앵글의 기록들은 댐이 무엇을 파괴하였는지를 아마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게 될 것이다.
NSC N11 A05 01R 2015 0520
풍수에서는 무섬마을을 “연화부수”라고 말한다. 물위에 뜬 연꽃처럼 좋은 곳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마을을 따라 두터운 모래톱이 빙 둘렀을 뿐 아니라 경관이 격조가 높다. “백사”라는 말은 무섬마을 어른들이 은근히 자부심 갖고 쓰는 말이다. “백사장”이라고 할 때는 그냥 편안하고 정겨운데 “백사”라고 말하면 왠지 더 품위 있고 고결한 것처럼 느껴진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가했던 마을은 모래톱과 맑은 강물 위로 가로지른 외나무다리가 여러 번 방송에 노출되면서 이제는 평일에도 마을을 찾는 손님들로 심심하지 않다. 물론 이런 환경은 맑고 풍성한 모래가 가져다 준 것이다.
영주댐 공사이후 무섬마을 백사장 모래는 점점 빠지는 추세인 반면 큰 돌들은 점점 더 드러나고 있고, 지난해 여름에는 창궐한 여뀌 때문에 트랙터를 빌려다가 며칠씩 모래톱을 갈아엎었다. 주민들의 위기의식이 작지 않은 것이다. 올해에도 5월 들어서 올라오기 시작한 여뀌 싹들로 마을 상류 쪽 모래톱은 벌써 풀밭으로 변해가고 있고, 아마도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앞둔 7월에는 작년처럼 제거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여뀌는 씨로 번식하는 1년생 풀이다.
한편 올 이른 봄 마을을 찾았을 때 마을을 둘러싼 제방을 다시 없애는 것에 대한 의견을 주민 몇 분이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방문만 열면 고운 모래톱이 보인 운치 있던 옛 시절이 그리운 것인데, 댐을 만들고 나면 홍수를 막을 수 있으니 이제 제방은 없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그 배경이었다. 댐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았다. 무섬마을은 담수 후에는 댐 운영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모아놓은 물을 하류로 보내기 위해 수문을 열면 큰비 올 때처럼 많은 물이 금방 무섬마을까지 다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댐으로부터 무섬마을 수도교까지는 불과 5KM대의 거리이고, 게다가 그 중간지대는 모두 계곡이다.
드론을 이용한 기록방식은 무섬마을 강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를 기록할 것인데, 무섬마을 바로 위 서천과 본류 합수부의 모래변화도 작업 대상에 포함할 것이다.
한편 작년 여름부터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 등 여러 곳에서 강안 모래톱에 빈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 어린 버드나무들은 여뀌와는 다른 차원으로 모래톱을 크게 위협할 것이다. 이미 손으로 뽑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뿌리내린 버드나무들은 일이년 후에는 삽으로도 제거할 수 없을 것이고, 10여년이 흐른 후에는 포크레인 같은 중장비로도 강에 들어찬 큰 나무들을 제거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영주댐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인위적으로 관리하는 무섬마을과 회룡포 및 워낙 모래톱이 두텁고 큰 우래교와 도정서원 등 극히 일부 강변을 제외한 내성천의 모든 곳에서 맑은 모래톱 대신 버드나무 숲을 보게 될 것이다. 한반도의 대표적인 모래강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다. (이미 작년부터 중류에서 만나는 할머니들은 “강이 죽었다” 또는 “강이 곧 산이 된다”고 거칠게 표현하면서 그 배경으로 댐을 들었다) 이 모든 과정은 시기를 두고 주기적으로, 또 여러 같은 자리에서 기록될 것이다.
예천군 보문면 일대 내성천을 드론으로 기록하는 정인철팀장
이 작업은 생태지평연구소의 정인철팀장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여러 환경현안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드론을 활용하는 것을 착안하고, 자비로 장비를 구입한데서 출발하였고,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올해 담수가 예정된 영주댐을 선정하였다. 댐 상시만수위 예정지부터 낙동강 합수부 일대까지 지속적으로 기록하면서 강이 보내는 경고 메시지와 변화를 가감 없이 전달할 것이다. 나아가 영주댐을 포기하지 않아서 끝내 한반도의 아름다운 모래강이 사라질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자료로, 또 댐 밀도 세계1위의 한국의 댐 정책을 돌아보고 변화시키는 자료로도 활용될 것이다. (물론 영주댐 공사 이전부터의 내성천에 대한 여러 개인과 단체의 다양한 조사기록들도 서로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강을 지속적으로 같은 자리에서 공중 촬영하는 이 자료들은 한반도 강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로 쓰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 작업이 기록의 충실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여러 유용한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여러 자리를 촘촘하게 대상으로 할 뿐 아니라 기록간격이 가능하면 짧아야 한다. 정기적으로 뿐 아니라 계기적 기록도 염두에 둔다면 1년에 6회에서 12회 정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산을 끼고 있는 강 작업은 이번 점검 작업에서도 나타났듯이 날씨 뿐 아니라 바람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 예정한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 수십 년간의 작업이라고 한다면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 등으로 기계를 몇 번 더 사야할 수도 있다.(드론은 현재 보험이 되지 않는다) 한편 별도의 소프트웨어는 촬영기록들을 보다 입체적으로 구현, 분석하는데 매우 강력한 도구이다.
생태지평연구소 정인철팀장이 사재를 털어서 장비를 샀지만, 어쩌면 수십 년간 지속될 이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돈이 활동가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올해 투입해야할 비용도 감당할 여력이 없다. 그것은 작은 단체인 생태지평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업을 일단 시작한 것은 올해 담수 예정인 내성천 문제가 시급하고, 이 방식의 기록이 앞으로 댐과 관련된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여러 현장경험을 가진 정팀장은 다행히 바람까지 부는 첫 필드에서 드론을 다루는데 능숙했고, 그것보다 중요하게는, 강 현장을 입체적으로 보는 뛰어난 안목이 있다. 남은 유일하고 시급한 과제는 현장을 계속 오가며 발생하는 작업비용을 어떻게든 확보하는 것이다. 강을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드론 촬영 : 정인철 연구원(생태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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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매달 강 소식을 사진과 글로 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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