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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학교 후기] 서울시 주거정책의 내용과 맥락 강연 후기

수, 2016/11/16- 16:14 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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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거정책의 내용과 맥락 강연 후기



소원


 

"집값을 떨어뜨리겠다는 공약으로 집권할 수 있을까?" 부동산 가격은 언제쯤 폭락하느냐는 질문에 강연자는 이렇게 반문했다. 당선을 위해서는 최대한 다수의 지지를 받아야하므로 무작정 집값을 낮추겠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새로 집을 구해야하는 청년 세대는 집값이 싸지길 기대하지만, 집이 노후 대비 자산의 전부인 중장년 세대는 집값이 오르길 바라기 때문이다.(일종의 부동산 세대론?) 경제 위기가 도래하면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반발을 동력 삼아 집권한 다음, 공공 주거 계획을 실현한다는 순진한 발상에 일침을 가했다.

 

강연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공임대주택 8만호 공급' 공약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강연자는 '공공임대주택 200만호 공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진보정당의 당원으로서는 마뜩치 않겠으나, 현실적 조건을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건설은 어렵다며, 높은 지가, 빈 땅의 고갈, 공공재정 악화, 지역 주민 반대 심화를 근거로 들었다. 한편 침체된 재개발 사업을 부양시키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신시가지 개발이 가져올 원도심 쇠퇴는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주거모델 다양화에 초점을 맞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강연자는 다양한 주거모델 중 특히 사회주택에 주목했다. 강연자에 따르면, 민간 주택 시장과 공공 임대 시장이 완전 분리된 한국의 이중 임대 시장을 단번에 단일 시장으로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공 임대는 거주자가 순환하지 않고, 여유분도 부족해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빈집 활용, 토지임대부, 원룸 고시원 리모델링형 등 민간 주택과 공공 임대의 교집합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주택을 확대해 이중 임대시장에 사다리를 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서 뉴타운 재개발사업 출구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우선 뉴타운 사업이 부상한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 재개발 역사를 간략하게 훓었다. 60~80년대 판자촌 형성을 시작으로 80년대 강남 개발, 70~80년대 아파트 건축, 80~2000년대 판자촌 재개발, 90년대 다세대주택 난개발, 2000년대 아파트 재건축을 거쳐 2003년 뉴타운 사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금의 재개발은 1990년대 체제에 기초하는데, 저성장으로 개발이익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면서 경제적 동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강연자는 설명했다. 대신 건설자본은 4대강 사업이라는 먹거리를 찾았고, 다음 먹거리로는 4대강 철거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강연자는 재개발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 배제가 문제라고 봤다. 예컨대 유지 보존이 어려운 판자촌 같은 경우 전면 철거 방식이 타당할 수 있지만, 거주민 의사를 무시하고 자본과 국가에 의해 폭력적으로 관철됐다는 것이다. 반대로 뉴타운 사업은 양호주거까지 포함한 광역단위 개발이었는데, 일부 판자촌 마을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처럼 사업성에 의존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는 재개발은 도시재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연자는 도시재생을 사회, 경제, 문화적 환경변화에 따른 도시의 전반적인 기능회복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물리적 개선을 의미하는 재개발과 구분했다. 도시재생은 시장에서 공공으로의 책임과 주도권 전환이라는 큰 의의가 있지만, 실제로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특정 사업에 대한 반대 의사를 조직하는 것보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도록 조직하는 것은 훨씬 힘들다며 10년을 각오해야할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진행 중인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을 소개하며 노동당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주거정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파악한 강연 전체의 요지는 슬로건만이 아니라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것과 주거정책은 패키지로 접근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박원순식 주거정책의 내용과 맥락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나니, 구체적인 수준에서 비판하면서 그에 대항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기가 결코 쉽지 않겠다고 느꼈다. 다만 강연자가 강조한 사회주택을 비롯한 박원순식 다양한 주거모델이 아무리 많아야 몇 호 정도 될 것인가, 착한 부동산 개발이라는 게 가능한가,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규모 공공 주거 계획이 필요하고 그 방법을 찾아야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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