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들으며 새벽까지 떼창
MT간 84속이 확 뚫렸다
이창섭(84/국문)
84학번 모임(회장 김원희)은 매년 다녀오는 1박2일 MT를 올해는 경기도 안성 수덕원에서 진행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던 7월 15일 84학번 10명은 서울, 분당, 수원, 김포, 광주에서 6대의 승용차로 분승해 안성수덕원에 모였다. 폐교를 연수원으로 개조했기에 아담하고 조용했으며 빗소리 들으며 새벽까지 ‘떼창’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참석자는 이창섭(국문)-마유미(사회) 부부에 김병구(국문), 김병창(국문), 김재관(철학), 문성민(경영), 박은아(국문), 송경자(사학), 정의택(화공), 조대현(경제) 동문이었다. 오후 일찍 출발해 미리 도착한 1진 5명은 서둘러 숯불을 피우고 돼지목살, 소시지 등 바비큐 요리를 준비했다. 새벽까지 이어질 게 뻔한 엠티에 빠질 수 없는 술은, 취향대로 마실 수 있게 다양하게 마련했다. 막걸리, 아락소주(25~40도), 맥주, 산사춘을 양껏 쟁여왔다.
바리바리 먹거리를 준비해온 송경자가 도착하자 술자리에 환호성이 터졌다. 온갖 밑반찬이 술상 위로 올라왔다. 늙은호박 안에 오리고기를 훈제한 안주까지 내놨다. 숙소에서 재빨리 찰밥을 지어 공수해왔다. 이튿날 아침 해장도 럭셔리했다. 송경자 덕에 먹은, 갓 부친 감자전과 구수한 된장찌개가 일품이었다. 더욱이, 세상에나! 해장 마치고 나서는 빙 둘러앉아 명상음악 들으며 직접 원두를 갈아서 내려 마셨다. 엠티 와서 모닝 커피를 이렇게 우아하게 먹은 적은…, 처음이었다. 다 경자 덕에. 남자들은 진짬뽕 끓여서 ‘84셰프 경자’를 돕고, 설거지를 맡았다.
첫날 술자리는 빗소리 들으며, 낭만에 흠취해 보냈다. 바비큐 장에서 1차를, 숙소에서 2차를 마치고, 밤 11시 넘어 연수원 1층 야외로비에 옹기종기 모여 북상한 장마전선에서 내리붓는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새벽 2시까지 고성방가(高聲放歌)했다. 빗소리 덕분에(?) 새벽까지 이어진 떼창에 항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더욱이 지천명 50이 넘자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는 지혜를 84들은 갖췄다. 박은아, 김재관이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서 빗소리를 압도할 만큼 볼륨과 출력을 높였다. 가져온 술을 몽땅 마신 탓에 올라온 취기가 목소리를 따라 높아갔다. 처음엔 안치환 노래로 달리다가, 김광석 노래로 이어다리다가, 70년대 이문세, 미국 포크송, 사이먼과 가펑클, 반전가요 등등으로 경계를 무너뜨리며 84들의 노래는 비오는 밤하늘로 거침없이 울려 퍼졌다.
답답한 시국, 속이 확 뚫렸다. 일이 바빠 참석 못한 회장 김원희(경영), 총무 박영숙(사학) 그리고 이범국(전산), 조강희(화학), 이훈(사학), 고재준(사학), 이광(정외), 송희연 한미현(이상 종교), 김준래 최재형(이상 경영), 신문철 이현종 김종배(이상 신방) 등등 84들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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