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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백지화, 우리에게 남은 일들?(홍석환 교수와의 인터뷰)

수, 2019/10/16- 22:42 admin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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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6,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후 4년여를 끌어왔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환경부 장관의 환경영향평가서 부동의 결정 발표로 사실상 백지화 되었다부동의를 이끌어내고 사업을 백지화시키기까지 지난한 시간동안 많은 단위의 역할과 노력이 있었다전문가의 입장에서 일련의 과정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주셨던 홍석환 교수님께 그 간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일들에 대한 조언을 구해보았다.

]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로 설악산케이블카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되었다. 일련의 과정은 어떠했고, 그 안에서 교수님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 20158월 국립공원위원회(이하 공원위)에서 조건부 동의로 케이블카 사업이 승인된 후 나와 같은 전문가가 필요했다. 후에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이하 갈등조정협의회)에 참석해 역할을 했다
간단하게는, 2015년 공원위의 결정 후 2016년에 갈등조정협의회를 진행하던 중 환경영향평가서 보완결정과 201612월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으로 사업이 백지화 되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2018년 적폐사업으로 정리가 되고 올해 또 다시 불거졌다.

갈등조정협의회가 몇 차례 진행된 상태에서 원주지방환경청이 양양군에 제시한 환경영향평가서 보완결정은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그 후 케이블카사업이 박근혜 국정농단과 연관되었다는 의혹이 밝혀지며 적폐사업으로 규정되고 문화재위원회의 불허 결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문화재위원회 불허결정이 부당하다는 인용결정이 있었고 행정심판법에 따라 사업허가처분을 내린다며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결과를 결국 수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업이 안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모든 과정 속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

] 어떻게 확신할 수 있었나? 그러한 믿음 속에서도 답답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15년 공원위의 승인 결정 후 사업 노선을 다녀온 적이 있다. 과거 설악산 전체를 1년 가까이 조사한 경험이 있지만, 노선에 있는 식물과 식생을 하나하나 조사해보니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당시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된 것들과 현장의 모습은 전혀 다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노선답사와 평가서 검토의 시간 순서는 기억이 분명치 않다)
전문가 입장에서 상당히 불합리하다고 판단했었다.

환경영향평가서
, 자연환경조사라는 것이 실은 상당히 모호하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것이다따라서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검토할 때에 명백한 거짓임이 드러나는 요소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중 핵심이 수목 훼손량을 조사한 매목조사였다. 조사기간도 오래 걸리고 반드시 원본 야장이 존재해야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본안에는 조사를 2명이서 한나절 동안 했다고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야장에는 현장과 유사한 식생유형이 제시되어 있었고 다른 조사를 참조해 베낀 것이 아닐까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양양군은 2019년에 이 부분을 보완해 가져왔고 보완서에는 5일 동안 16명이 조사했다는 본안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과거 본안에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닌가라는 집요한 물음에 양양군이 이 부분을 전면 재조사해 보완한 것 같다.
어쨌든 2016년도에 의심되는 정황을 밝히기 위해 자료를 구하고자 했었으나 어려웠고 지금까지도 정황증거만 있을 뿐 증명할 자료가 없다.
당시 어디에서도 자료를 구하지 못하고 의심되는 상황을 명백히 밝혀내지 못한 것이 상당히 아팠던 기억이다. 하지만 지금 와 그간의 과정을 떠올려보면 그 당시 사실을 밝혔다고 해도 결과를 뒤집지는 못하고 어떤 식으로든 통과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일단 케이블카 추진은 막았다. 향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실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제도도 국립공원위원회도 환경영향평가도. 이런 식이라면 이후에 개발시도는 우후죽순 등장할 것이다. 심지어 그 시도는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더 철저히 준비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이 과정을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하고 제도적으로 어떤 것들을 바꿔낼 것인가를 논의하고 완성시켜 나가는 작업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의 가치인식을 전환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어느 한 이슈에 대한 퍼포먼스는 시민들에게 크게 와 닿지 않는다. 

] 사업을 원하던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어떤 하나의 핵심적인 열쇠가 주어지면 주변의 것들은 크게 주목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케이블카는 개발의 깃발이 되어 지역민을 끌었다. 좋고 나쁨의 판단 없이 맹목적으로 깃발을 쫓았던 거다.
대안의 경우 다양한 고민거리가 있다. 다만 이 역시 포인트를 제시할 수 있다면 하나의 깃발로 만들어 쉽게 이끌어갈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강원도에서 생태계서비스 비용을 받는 것이다. 강원도가 개발을 억제하며 제공해주는 신선한 공기에 대한 비용을 서울, 경기 사람들에게 요구한다. 보전에 대한 가치비용을 받는 것이다. 이는 개발해서 잘 살고 보전해서 못 산다는 논리를 뒤집어엎을 수 있다. 이같이 지역민들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작업은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좋은 로드맵에 대한 지속적인 제시는 사후가 아닌 앞서서 이루어져야 한다. 케이블카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지역주민들과 함께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선순환적인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 

] 환경사안을 다루며 교수님이 느끼는 운동의 이상적방향은 어떤 모습이고, 전문가의 역할과 어려움이 있다면?
이제는 우리도 우아하게 운동 방향을 가져가야 한다 생각한다. 지금까지와 같은 감정적인 운동은 사회적으로 좋지 않게 비춰진다.
계속적으로 이슈를 생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논리적으로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때에 나 같은 전문가들이 그 대응 논리를 고민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잘 안 되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오늘날 전문가의 사회활동 참여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구조적으로 막히게 되어가는 것 같다.

국립공원이야기-사진.jpg
2017년 당시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재결에 대한 전문가 검토의견 발표 기자회견 모습

] 긴 시간 마음을 쏟았던 활동에 하나의 마침표를 찍었다.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마음의 짐 하나 덜어냈다는 정도이다. 케이블카를 막아낸 것이 끝이 아니다. 여전히 산적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환경운동의 특징 상 특정 사업에 대응하다보면 한두 명의 활동가가 올인하는 측면이 있다. 이렇게 되면 부정적 결과이든 긍정적 결과이든 그 후에 오는 공허함과 허탈감이 있다.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할 일은 많으니깐.

* 홍석환 교수님은 부산대학교에서 근무하며, 경향신문 녹색세상에 정기적으로 다양한 환경 이슈에 대한 의견을 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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