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국립공원이야기-국립공원 내 문화재관람료 논란, 그 진정한 해법은 무엇인가? (오충현 교수 인터뷰)

토, 2019/08/03- 10:55 admin 에 의해 제출됨
지역
카테고리

지난 429일부터 말 많았던 지리산 천은사의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가 폐지되었다. 1987년부터 문화재관람료 명목으로 징수하던 것이 2011년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로 이름을 달리해 징수해 온 지 32년 만의 일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620일에 대한불교조계종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계종은 정부가 전국 23개 사찰이 징수하고 있는 문화재관람료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연공원법 개정을 통한 정당한 보상절차를 명문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조계종에 입장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조계종이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난 문화재관람료 불법징수를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긍정적 사례로 비추어졌던 천은사 사례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 모양새다.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대안을 모색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보다 거시적 측면에서의 해법을 찾고 그 해법에 접근하기 위한 이해당사자들의 자세와 역할이 필요한 때이다. 과거부터 계속되어온 국립공원 내 문화재관람료 논란의 해법은 무엇일까? 오랜 시간 이 문제를 곁에서 지켜봐 온 오충현 동국대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교수님은 국립공원 내 문화재관람료 징수 논란의 핵심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국립공원 내 문화재관람료 징수문제의 원인은 사찰소유 임야인 사찰림이 국립공원 내 과다하게 포함되어있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사찰림의 특성상 국가 매수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찰에서는 법적으로 가능한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해온 것이 사회적으로는 무리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 점입니다. 또한, 정부에서도 특별한 대책 없이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도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국립공원 내 사찰림이나 개인소유 토지는 보호지역 지정으로 인해 재산권 등에 침해를 받거나 탐방객들이 사유지를 이용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보상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 문화재관람료 같은 성격이 아니라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나 미국 등에서 시행하는 보호지역 지역권제 등의 제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나 지역권제는 보호지역 지정으로 침해받는 경우 정부에서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주에게 사유재산 침해 및 해당 지역을 통해 국민들이 얻는 편익을 보상해주는 방안입니다. 지역권제의 경우 민법 차원에서 사유지를 빌리는 경우 이에 대한 임료를 지불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므로 법적으로 충분히 실행이 가능한 제도입니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는 조금 성격이 다르나 환경농업직불제 등에서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최근 공원문화유산지구관람료를 폐지한 천은사의 사례는 어떻게 보시나요?
) 지방도 부지 매입이라는 방법은 최후의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잘 해결된 사항이므로 향후 관련된 사항들에 대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토지 매수와 같은 최후의 방법을 사용하기보다 다른 대안도 강구할 수 있었다고 하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기타 문화재 보수, 편의시설 설치 등은 이번 문제해결에 있어 중요한 내용이 아니라 천은사 측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성의와 같은 부분으로 판단됩니다.

) 조계종이 국립공원에 편입된 사찰부지에 대한 국가보상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 사찰의 문화재 입장료 징수는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왕릉이나 궁궐 등에서도 문화재관람료를 받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도 특별한 불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국민들이 사찰 문화재관람료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부분은 문화재가 있는 사찰경내에 들어갈 때 입장료를 내는 부분보다는 이 비용이 등산을 할 때 국립공원 입장료와 같은 성격으로 비추어져서 생기는 갈등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은 사찰입장에서는 경내를 포함하여 사찰림 내부로 들어오는 행위 자체를 문화재 관람과 같은 범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사유지에 토지주의 승낙 없이 들어가는 것은 어느 경우에도 타당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 경우 사찰은 종교단체이므로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사찰 경내에서 들어갈 경우에는 해당하는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고, 사찰림에 들어갈 때에는 국립공원 등으로 지정된 경우 정부에서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종단의 입장도 이런 부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문화재관람료 논란은 앞으로 어떤 양상을 보일까요?
) 문화재관람료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는 부분은 적정하게 징수하면 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사찰영역이 넓다 보니 문화재를 관람하지 않고 바로 산행만 할 경우 이들에게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게 되면 산림 이용목적과 문화재관람료의 성격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여 마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행을 하고자 하는 국민도 사유림으로서 사찰림을 무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럼 당연히 산림 이용이나 해당 산림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분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이 부분에 대한 괴리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현재 발생하는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 교수님. 거시적인 관점에서 모색할 수 있는 해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해당사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 역할 등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보호지역을 모두 정부에서 매입하여 보전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토지이용제도와 여건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조건 보호지역 토지를 매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사유지의 경우 해당 토지이용이 현재와 같이 지속될 경우는 이를 유지하고,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피해 금액을 보상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역권제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보호지역 내의 농업 행위 등은 때로는 오히려 보호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해주는 측면이 있기도 합니다. 지리산 주변의 다랑논 농업지역은 지리산의 양서류와 파충류, 조류, 곤충과 같은 생물들의 중요한 서식지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자연환경 보전에 도움이 되는 농업활동을 보상해주는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제도 시행이 필요합니다.
사찰의 경우에도 현재와 같은 사찰의 운영과 사찰림의 보전은 국립공원과 같은 보호지역 관리와 생물다양성 보전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강합니다. 이 경우에도 생태계서비스 지불제와 같은 방식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만 탐방로 및 탐방시설이 설치된 지역의 경우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합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토지매수 없이도 지속가능한 보호지역 관리가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사찰내 문화재의 경우 사찰에 입장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만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이 문화재가 있는 사찰경내와 배후의 넓은 사찰림을 구분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종단이 서로 협력하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와 같이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많은 국민들이 해당 내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이유로 토지주인 사찰을 비방하도록 두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부분입니다. 정부에서는 오히려 오랫동안 사유지인 사찰림을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찾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오충현 교수는 동국대학교에서 근무하며, 국시모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