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은 광주시민의 염원을 담아 무등산도립공원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지 5년이 되는 달이었다.
국립공원 지정 후 정상부 복원, 공원시설 정비, 생태탐방연수원 운영 등의 공원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주상절리대가 세계적인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그로부터 또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무등산 정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광주시민들에게는 각별한 국립공원, 무등산이다.
이러한 무등산국립공원에는 현재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지정 당시부터 문제가 되었으나 대상지 선정 등의 문제로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인 정상부 공군방공포대와 중봉 및 장불재 일원의 방송·통신탑 이전과 복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인공조림지와 외래종에 대한 대책과 관리, 신규 지정 국립공원에서 드러나는 과도한 탐방로, 평두메습지 등 생태적으로 우수한 지역의 공유화 등 사유지 관리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는 오는 7월에 약 2주 동안 치러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 중 운영할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금은 개발이 아닌 앞서 언급한 문제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 무등산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임에도 광주시가 이용과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국립공원 관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사유지 매입과 국립공원의 존재이유인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공원 내 보전계획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한 지금 시점에 말이다.
광주전남녹색연합의 대표이자 국시모의 오랜 회원인 김영선 박사를 만나 국립공원관리 차원에서 무등산국립공원의 지난 5년을 살펴보았다.
김영선 박사는 주로 정상부 훼손지의 복구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왔지만 지정 당시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봐온 평두메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여 우리의 이야기는 무등산 내 최대 묵논습지인 평두메습지에서 이루어졌다.


김영선 박사(좌)와 정인철 사무국장이 평두메습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 북한산 아래에도 5천평 정도 되는 진관동습지가 있는데, 평두메습지는 그 규모가 엄청나네요 박사님.
김) 64,000㎡로 약 2만평에 달해요. 국립공원 내 계곡부에 위치하며 상수원보호구역이기도 합니다. 국립공원 지정 후 진행된 2013년 자연자원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유류, 조류, 양서류, 어류, 저서무척추동물, 고등균류 등이 다양하게 분포하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환경을 지닌 장소예요. 북방산개구리 최대 산란지이기도 합니다.
평두메습지 보전이 곧 무등산국립공원의 생물다양성 보전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죠.
무등산국립공원 평두메습지
국) 습지 초입에 양서류 로드킬 방지 팬스를 봤어요. 상류부 지역 곳곳에 농작물 경작의 모습도 보았고요. 이곳도 사유지인가요?
김) 맞아요. 무등산국립공원 지정 당시 70%에 달하던 사유지 중 이곳도 포함되어 있죠. 주변 사찰 출입차량으로 양서류 로드킬이 빈번히 발생하고 습지 상류부에는 경작지가 있어 비료 등이 토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무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팬스를 설치하고 평두메 지역주민들과 MOU를 체결해 비료사용을 줄이는 등의 제안을 해왔습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 이곳은 큰 규모의 면적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아닌 사유지 매입과 같은 적극적인 보전관리가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실제 제1차 무등산국립공원 보전·관리계획을 보면 토지매수 우선순위, 생태계 복원 기본 구상도 등이 계획되어 있고 6년에 걸쳐 40억을 들여 사유지 매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별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예산과 계획 역시 수립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국)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우선 습지를 온전히 파악해야겠네요. 지정 후 모니터링은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김) 보전·관리계획에도 복원사업과 모니터링을 위한 예산과 계획은 명시되어 있어요. (복원사업에 35억, 1년에 1회 정밀조사 2천만 원)
저 역시 무등산국립공원 지정 후 정상부 훼손지 복구에 힘을 쏟았던 터라 이것이 실제로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2016년 습지식물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 후 매년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모니터링은 공원을 관리하는 공단이 습지의 가치를 알고 담당자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역시 습지 내 생물종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으니 사유지 매입을 위한 설득이나 보전을 위한 제안을 하는데 한계가 있어 올해는 평두메습지를 살피려합니다.
매년 생물종별 모니터링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올해 국시모도 함께 조사하시죠! ^^
국) 국립공원 내 사유지 매입은 신규 국립공원과는 뗄 수 없는 문제군요?
김) 그렇죠. 201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도 그렇고 앞으로 지정될 신규 국립공원의 경우 모두 사유지 문제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실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일정 기간 동안 매해 투입되는 수백억의 예산은 사유지매입에 상당 부분이 집행되어야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무등산국립공원이 지정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부담으로 다가오겠지만 차분하게 그 동안의 공원관리에 대해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유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다른 국립공원 관리에 있어서도 그 지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 그렇다면 지정 후 곁에서 무등산국립공원을 연구하고 조사한 박사님의 입장에서 지난 5년간의 공원 관리는 어떠했다고 생각하나요? 잘 했나요?
김) 중머리재 정상부 훼손지 복원을 생각해봅니다. 탐방인원을 분산하기 위한 복원 설계, 주변 식생과 지형을 복원시키는 공법을 통해 복원공사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 시간이 더해져 회복을 해나가겠죠. 중봉 훼손지는 복원공사 후 23년이 지나고 20%가 회복되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1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국립공원 지정 후 무등산 관리를 평가하는 것 역시 당장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보전·관리계획을 바탕으로 어떻게 관리되고 보전되어 왔는지에 대한 점검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진단을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해야할 것입니다.
국립공원은 그 생태적 가치가 우수해 나라에서 지정한 공원입니다. 관리주체인 환경부가 나서서 지정 후 5년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등산국립공원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지정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나 이들 역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답답함을 토로한다.
무등산국립공원은 지금 개발과 이용이 아닌 국립공원다운 자연성을 간직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부족하다면 이를 복원해야할 때이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지정 후 변화상이 무엇이며 공원관리 차원에서 보전·관리계획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진단하는 과정이다.
모두의 염원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을 위해, 앞으로 지정될 새로운 국립공원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