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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인터뷰-최지한 회원

토, 2019/08/03- 10:18 admin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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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 하동 매계마을로의 초대장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은 서울에서 멀었다. 구례에서도 한참 더 들어가야 나오는 지리산자락에 위치한 매계마을. 고무신으로 거침없이 산을 오르는 맑은 눈의 최지한 회원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내려야할 정류소를 놓쳐 돌아가던 중, 5차선 지방도로가 낯설게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놈의 도로 꼴 보기 싫다고 하며 오는 그를 만났다.
한참을 걸어야하는 거리인데 운 좋게 지인의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향했다.
45가구가 살고 있는 매계마을 안쪽에 그의 동화 같은 집이 있었다. 낮은 돌담이 다정하게 어서 오라 반기는 듯했다.

사진1.매계마을 안쪽에 위치한 최지한회원의 서식지.JPG

매계마을 안쪽에 위치한 최지한 회원의 서식지

Q. 어떻게 이 곳 매계마을에 터를 잡게 되었나요?
광양에 살며 환경단체 활동을 정리하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았었다. 대봉감이 맛있는 경남 하동, 석포제련소에서 일할까 싶어 경북 봉화, 고향인 강원도 어딘가. 이렇게 세 군데가 후보지였고 결국 맛있는 대봉감에 끌려 하동에 자리 잡게 되었다.(진심이었다!)

Q. 지한 회원의 일상을 소개해주세요.
이런저런 일을 하지만 대나무로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 것이 업이다. 작업을 해 공방에 가져다 판다. 간간이 날일을 나가고 산에도 간다. 주말에는 마을 도서관에서 일을 거들기도 하며 살고 있다. 이런 삶을 사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미안하다. 나만 너무 마음가는대로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요즘 나의 생각거리는 구들장과 오토바이다. 지금 방바닥의 절반은 돌과 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런데 구들장을 놓을지는 고민 중이다. 자연을 취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면서 정작 나는 구들장 놓자고 건넛마을에서 흙을 가져오는 게 맞나 싶다. 다른 집 공사 후 남는 흙을 사용할까 생각하다 근본적으로는 같은 문제 아닌가 싶다.
오토바이는 고장이 났다. 특별히 불편함이 없고 되레 쓸데없이 돌아다니지 않게 되니 고치지 않고 있는데 어딘가 가고 싶을 때는 좀 아쉽긴 하더라. 그래서 고칠지 고민 중이다.
구들장과 오토바이, 그냥 천천히 고민하려 한다. 시간이 더 나은 대안을 가져다주기도 하니깐.
컴퓨터, 세탁기, 냉장고 없이 생활한다. 마을 도서관과 우체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폐기름으로 만든 비누를 이용해 발로 꾹꾹 밟아 빨래하니 발은 늘 깨끗하다. 보관이 어려워 한두 가지 찬으로 밥을 먹지만 쌀이 좋아 꿀맛이다. 전기와 가스, 물은 잘 나온다. 이렇게 살아와 그런지 불편함은 없다.

Q. 많은 이들이 귀촌, 귀농을 마음 한편에 꿈꾼다. 조언해준다면?
그냥 들어와 살면 된다. 시골사람이 도시에 가서 산다고 하면 무어라 조언할건가? 도시와 농촌을 구분하는 자체가 어색하다. 그저 서식지가 바뀌는 것 뿐. 살 곳을 찾아 가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닌 삶이며, 삶은 어차피 어디서건 버티다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 나름의 원칙은 있다. 보다시피 난 머리카락이 매우 짧아 직접 자르는 것도 큰 무리는 없지만 정기적으로 아는 형의 미용실을 이용한다.
각자의 재능을 통해 삶을 사는 우리들인 만큼 분업에 위배되지 않게 살고 싶다.
공방에 사람들이 모여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주고받고 자신의 재능으로 만든 무언가를 나누는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라 생각한다.

Q. 그럼 지한 회원의 재능은 대나무 공예품을 만드는 것이겠다. 대나무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그 과정이 어떤지 궁금하다.
삶의 수단이 필요했다. 담양의 대나무 장인 곁에서 배웠다.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스승이지만 지금은 벗이 되었다.
악양 시내에 위치한 연지공방에는 각종 수공예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매주 월~수요일 오후에 여러 마을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인다. 함께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곳에서 각종 물품들이 판매되는데 나 역시 종종 공방에 물건을 가져가 필요한 이에게 팔곤 한다.

사진2.작업 중인 최지한 회원.JPG

사진3.완성된 대나무 바구니.JPG

작업 중인 최지한 회원과 완성된 대나무 바구니(굉장히 정교하다)

대나무로 무언가 만드는 것은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어 엮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들고자 하는 물건에 맞게 대나무를 재단하고 아주 가늘게 조각낸다.(시도해봤지만 굉장히 어려웠다) 그리고 엮어나간다. 틀이 완성되면 디테일한 부분을 손보아 마무리 한다.
바구니 같은 경우, 가는 대나무를 엮어 몸체를 만든 후 미리 쑤어둔 풀로 안쪽과 바깥쪽 바닥 모서리에 한지를 발라 준다.(이 날은 한지가 없어 초배지로 작업) 초록빛 겉대로 입구 부분을 마무리하고 마지막으로 소나무 뿌리로 묶어 고정시켜준다.


그날 공방에 모인 사람들은 오전에 지나왔던 어색한
5차선 지방도를 한탄하며 곧 있을 선거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 가져온 쑥떡을 맛있게 나눠먹기도 했다.
인터뷰 중 완성한 대나무 바구니는 바로 좋은 주인의 품으로 갔다!
10년이 되어가는 국시모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자연을 자연스레 곁에 두고 사는 그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Q. 국시모를 언제 알게 되었고 오랜 기간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통 설악산에 가도 연하천대피소를 들르는 일은 드믄데 2007년 그 곳에서 김병관 대장을 만났다. 하동에서 왔다는 얘기에 구례 윤주옥 선생에게 전해 주라며 무언가를 건네주셨다. 그렇게 구례에 가 그녀를 만났고 그것이 국시모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오랜 회원인 것은 사실 특별히 정리를 하지 않는 것일 뿐. 특별히 나쁜 일 하지 않는 국시모를 후원하는 것일 뿐. 물론 활동이 내 생각과 맞지 않는 단체는 단호히 정리한다.

Q.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잘 살고 싶다. 그래서 잘 사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해본다. ‘분수를 아는 삶이라 생각한다. 분수를 아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부처님 오신 날
, 나는 최지한 회원의 두 번째 손님이었다. 세 팀의 손님을 맞이하느라 피곤할 법도 한 그는 차와 간식을 소담하게 내어주고 손수 점심을 지어주었고 돌아가는 나에게 악양산 달걀과 두부를 선물했다.
최지한 회원과 그의 다정한 서식지가 궁금한 분들은 언제라도 매계마을로 걸음하시길. 국시모 회원들에겐 언제든 차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먼저 약속해주었다.(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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