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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공항 심의중단, 불화(不和)만 남겼다 (글/정인철 사무국장)

토, 2019/08/03- 10:03 admin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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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계속됐던 흑산 공항 심의가 중단됐다. 환경부는 사업자 서울지방항공청이 심의안건을 철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립공원위원회 민간위원 13명 전원이 환경부 조치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고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 위원회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심의중단 이틀 만에 환경부 장관이 경질됐다. 언론과 정치권은 사업을 반대한 장관과 청와대, 총리실 등의 갈등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흑산 공항을 두고 온갖 논쟁과 갈등이 공전 중에 있다. 도대체 어떤 사업이기에 이 같은 논란을 만드는 것일까? 지난 경과에서 그 원인구조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시작은 2008년 동··남해안특별법 제정부터라 할 수 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해당법을 제정하면서 국립공원에도 경비행장 건설이 가능하도록 제안했고, 환경부는 이를 수용했다. 자연공원법이 개정되면서 흑산도 경비행장을 추진 중이던 신안군에게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 이후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소형공항으로 형태가 바뀌었다. 2010년에 환경부는 또다시 소형공항을 반영한 자연공원법을 개정했다. 정치권에서 관심이 발아된 것은 2014년 이낙연 전남지사가 당선되고부터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흑산 공항 건설을 섬 관광 발전의 중요과제로 주문하며 중앙정부에도 계속된 지원을 요청했다. 2015,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선전하며 현재까지 흑산 공항건설을 찬성해온 박지원, 김동철, 주승용 등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국토부는 이런 정치적 배경을 등에 업고 201611월에 흑산 공항 건설계획을 국립공원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경제성 부실과 환경파괴 논란으로 심의가 보류되었다. 이때까지는 이명박 정부의 대규모 규제완화정책에 협력해 자연공원법을 개정하고 사업추진근거를 제공한 환경부를 1차 갈등의 진원지라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20175월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이낙연 총리에 이어 시민단체 출신의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임명되었다. 김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설악산케이블카, 흑산 공항 등 국립공원개발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예고했다. 이 시기에 행정부 내 흑산 공항추진을 두고 긴장감이 감돈다는 전언이 파다했다. 이 같은 기류변화가 본격적인 갈등으로 표면화된 것이 6월 지방선거였다. 전남권 정치인들이 흑산 공항을 정치 이슈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호남홀대론, 환경부 장관에게 보내는 편지, 청와대 개입설, 국립공원위원회 의도적 상정 방해 등 사업본질을 벗어난 논란을 야기했다. 이때부터 총리vs환경부 장관이라는 대립구도가 만들어졌고,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주민생존권과 환경단체 철새보전론이 연일 보도되면서 대립을 위한 대립 구도가 만들어졌다. 행정부 내 갈등관리 부재와 선거 활용을 위한 정치인들의 개입, 사회적으로도 찬반구도가 생성되면서 흑산 공항은 완전히 새로운 갈등이슈로 확전되었다.

그리고 지난 720, 국립공원위원회가 재개최되었다. 심의과정에서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성 부실 논란이 계속됐다. 정상적인 심의일 수 없었다. 갈등에 갈등이 더해진 상태였다. 계속심의 결정으로 919일 재재개최된 국립공원위원회는 10시간 논의에도 불구하고, 어떤 결론도 내지 못했다. 하루 전 사업자가 심의연기를 요청한 건 등 민간위원들은 모든 안건을 표결요구 했지만, 정부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래도 105일 전 심의를 속행할 것을 전제로 회의는 정회되었다. 여기까지가 끝이었다. 회의는 속행되지 않았고, 다음날 환경부 장관이 경질됐다. 결과적으로 사업자가 원했던 심의연기만 받아들여진 꼴이 됐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대안 논의는 펼쳐지지도 않았다. 현재로서는 흑산 공항심의가 언제 다뤄질지도 알 수 없다. 꼬인 갈등 해소 없이는 또 다른 논쟁이 예견될 뿐이다. 작금의 상황은 부당한 정치개입과 이해관계의 충돌이 맞물려 독립적인 결정이 차단된 상황으로 불화만을 남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갈등을 생성한 주체는 분명히 정부와 정치였다. 촛불 정부는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다는 것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갈등을 엮어버린 정치적 얼개를 해소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립공원위원회가 자연공원법에 기초한 원칙과 주어진 권한으로 충실한 심의를 할 수 있다. 국립공원위원회의 독립성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작성일: 2018년 9월)

국시모 현안_사진(지난 9월 19일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가 열리기 전 여러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흑산공항건설사업 부결을 외치고 있다. ⓒ환경회의).jpg 
2018년 919일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가 열리기 전 여러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흑산공항건설사업 부결을 외치고 있다. 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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