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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이야기 – 반달가슴곰 오삼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글/정인철 사무국장)

수, 2019/07/31- 05:16 admin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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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달가슴곰 KM-53(오삼이)이 세 번째로 수도산을 향해 이동하던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동물이동권 보장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안겨준 오삼이를 만나서 요즘 근황과 고민거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담을 통해 최근 논란 중인 종 복원사업을 진단하고 개선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오삼이는 본인뿐 아니라, 반달가슴곰들이 지리산을 벗어나는 행동은 본능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거시적인 정책발표와 홍보에만 치중하지 말고, 실제 서식환경을 개선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도 요구했습니다. 다음은 반달가슴곰 오삼이와의 대담 요약(해당 글은 지난 54일 반달가슴곰 2단계 복원정책수립을 위한 전략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오삼이의 시선에서 각색한 것입니다).

고속버스와 충돌하는 아찔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당시 상황이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아요. 저와 부딪힌 게 고속버스였다는 것도 최근에야 들었어요. 지난 두 번의 이동 중에도 건넜던 도로여서 큰 고민 없이 발을 내디딘 것 같아요.
다행히 추돌상황에서 버스가 차로를 이탈하지 않았다고 해요. 버스 기사님도 많이 놀라셨을 텐데,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에요. 저는 당시 사고로 왼쪽 앞다리 어깨부터 팔꿈치 사이 복합골절 부위를 수술했고, 지금은 많이 회복된 상황이에요. 곧 나무도 오를 수 있을 만큼의 근력이 회복될 것이라고 들었어요.

벌써 수도산으로 세 번째 이동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처음엔 호기심이었어요. 2년 지리산에서 지내다 보니 답답하기도 했고요. 잠깐만 다녀오려 했어요. 하루 10씩 이동해 왕복으로 다녀오면 한 달이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어요. 보는 눈이 많아 신중히 움직였는데, 초코파이 먹는 모습이 촬영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너무 맛있어서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았다가 본의 아니게 알려지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제가 수도산으로 이동한 이유가 먹는 문제 때문일 거라고 많이들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첫인상이 중요한데 먹방 이미지만 부각 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해요.
그런데 너무 큰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해요. 왜냐면 저희에겐 그냥 자연스러운 행동이에요. 처음 제가 수도산으로 이동할 때 나이가 두 살이었어요. 저도 독립할 나이였고, 본능적으로 행동반경을 넓혀야겠다고 판단한 것이에요. 다른 형과 누나들도 저 이전에 지리산 주변 백운산이나, 덕유산 쪽으로 행동반경을 넓히는 상황에 있었어요. 제가 좀 멀리 이동한 것뿐이에요.

그래도 100km 넘은 거리를 홀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는지?
사실 저희는 맘먹으면 하루에도 수십를 이동할 수 있어요. 미국 국립공원에 사는 친구들은 한번에 100가까이 이동한다고도 들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혼자 이동하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기 때문에 외롭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야 하고 수십 개가 넘는 도로를 건너야 한다는 것은 큰 벽이에요. 제가 솔직히 특별한 존재이긴 하잖아요. 야생에서 사람들이 저를 만나면 놀라실 것이 뻔하고... 로드킬을 당할까 무서웠던 건 사실이에요.

로드킬이 발생하는 1차 책임은 사람들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사실 그렇기는 해요. 그렇다고 저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제 아버지의 아버지들까지는 로드킬 걱정은 안 하셨다고 알고 있어요. 그때는 차가 많았던 것도 아니고, 도로가 많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그 시절에는 밀렵이 더 위험했다고 들었어요.
최근 생태이동통로를 말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생태통로를 통해 이동하면 안전하지 않느냐고 말씀들을 하세요. 그런데 저희는 솔직히 그게 뭔지 잘 몰라요. 오히려 야생동물들이 나올 만한 도로를 운전할 때는 로드킬을 의식해 속도만이라도 줄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멀리 차가 오면 잠시 멈칫하고 지켜보거든요. 그런데 밤에는 좀 달라요. 거리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서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죄송하게도 사람들이 신경 써 주시는 것 말고는 딱히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종 복원사업에 대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먼저 올 봄에 동생들 8마리가 야생에서 태어났어요. 너무 귀여운 친구들이에요. 이제 저희 식구가 모두 56마리로 늘어나게 된 것이죠. 많은 분이 축하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질문으로 돌아가서, 처음엔 저희를 복원하는 것을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지금은 최소한의 서식여건이 확보되었고, 사람들의 문제 인식도 많이 줄어든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감사한 일이죠.
다만, 제가 수도산으로 이동하는 몇 번의 과정에서 종 복원사업이 개선할 과제가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를 처음 포획했을 때는 다시 저를 풀어줘야 할지, 계속 가둬야 할지도 판단하지 못했어요. 그것도 한 달 동안 말이죠. 그 시간 동안 저는 감금된 상태였어요. 두 번째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리고 재활치료 중에 들었는데 몇 주 전 제 친구인 KM-55가 백운산에 갔다가 올무에 걸려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지금도 가슴이 먹먹한데요. 사실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지리산 주변의 확대 가능지역에 대한 서식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나 정부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화가 나기도 해요. 저희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없는데 개체 수를 늘리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계속 이런 방식이면, 본질에서 벗어난 논란만 생길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몸이 나으면 또다시 수도산으로 이동할 생각인지?
! 라고 말하고 싶어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희 스스로 본능적인 행동을 통제할 수는 없어요. 사람들은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지만 저희는 국립공원이 무엇인지? 그 경계가 존재하는지도 알지 못하거든요. 분명 제가 지리산에서 태어난 것은 맞지만, 살아갈 곳은 달리 선택할 수 있다고 봐요. 그것은 저희의 자유이고, 저희의 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에요. 무책임하게 사람들 피해 주는 일은 없을 것이에요. 지금껏 그런 행동들을 한 적도 없고요. 저희도 사람들을 가장 무서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어요. 서로 경계하고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지키려 노력하려고 해요. 몸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면 다시 여정을 준비할 계획이에요.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한반도 정세가 변하고 있는데.
갈 수만 있다면 개마고원까지 가보고 싶어요. 현재는 가볼 수 있는 가장 먼 곳이 DMZ까지거든요. 그런데 그곳의 철책이 열리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한반도의 모든 생명이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국립공원이야기 사진_교통사고 후 촬영된 오삼이의 X-RAY사진. 현재는 회복훈련 중에 있다. ⓒ환경부.jpg 
교통사고 후 촬영된 오삼이의 X-RAY사진. 현재는 회복훈련 중이다.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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