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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때죽나무꽃이 피었어요

화, 2019/07/30- 20:47 admin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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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때죽나무꽃이 피었어요

글 박 두 규

 

  어머니때죽나무꽃이 피었어요올망졸망 눈부시게 하얀 것들이 오순도순 피었네요이 꽃들은 나무 사이를 흐르는 부드러운 바람과 고라니가 자고 간 따뜻한 흙의 온기잦아드는 계곡의 물소리,그 모든 숲의 기억들이 피워낸 것이지요오랜 어머니의 품에서 눈을 뜬 것들입니다그래요어머니는 이 모든 것들의 어머니입니다.

 

  세상의 작고 가여운 것들의 어머니서로 욕하고 싸우며 스스로 절망하는 것들의 어머니푸른 잎들이 돋아나고 투명한 버들치 떼들이 몰려다니는 계곡에 이 순백의 어린 것들을 피워 올려 우리 스스로의 존귀함을 일깨워주시는 어머니따뜻한 저녁밥을 지어놓고 애타게 우리를 찾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노을 속으로 흩어집니다.

 

  하지만 어머니아직 우리는 어머니의 그 따뜻한 목소리에 화답할 수 없습니다어머니의 품으로 달려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습니다아직도 우리는 강남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싶고내 자식만큼은 서울대에 들어가야 하고내 가족만 안전하다면 세상의 불의와 폭력은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머니조금만 기다려주세요세상의 모든 나무와 물고기와 새들에게도 고마움의 큰 절을 할 수 있을 때그렇게 내 마음이 충분히 가난해졌을 때 어머니의 부름에 대답하겠습니다내가 먼저 따뜻한 밥을 지어놓고 어머니를 부르겠습니다노을빛 애잔한 어머니 마음이 되어잃어버린 사랑을 부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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