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당선이 계엄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동력이 되었음을 알고 계실 겁니다. 저는 난데 없는 게엄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질 뻔했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빠르게 해제안이 가결되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살아있다고 느꼈더랍니다. 그리고 분명히 이제는 바뀌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세상이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이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통령의 파면을 막기 위해 투표에 불참하는 일이 생기고, 파면 이후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다음 대선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하게 해체될 줄 알았던 국민의 힘이라는 당이 버젓이 살아서 대선 후보를 내었습니다.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내란 두둔 보수... 이 말이 얼마나 모순적이던지요.
대통령께서 당선 확실 이후 가장 먼저 말씀하신 것처럼 내란을 뿌리 뽑는 데에 힘써주세요. 내란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세력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근본적으로 언론과 매체를 개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기사에서 정확한 내용을 보도하려 검토하고 직접 확인하기 보다는 한 기사가 나오면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기사라고 하는 가장 신뢰성 높은 언론 매체 마저 정보정확성이 떨어지면 국민들이 옳은 정보를 보고 옳은 판단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언론들이 리박스쿨과 같은 이야기를 전하지 않는 등 흔히 뉴라이트라고 하는 우파 세력을 두둔하거나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세력이 윤석열 정부에게 정권을 잃었던 까닭은 이러한 언론들에 의해 평소에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건강하지 못한 사상을 가진 근본 없는 보수주의자들이 102030 남성을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혐오 사상에 물들어 혐오를 생산하고 자신을 약자로 정체화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상을 갖게 만든 것이 미디어 매체임은 너무나도 자명합니다. 내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사람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현재로서는 경제와 정치를 되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압니다만은,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민주당을 지지했는지를 기억해주세요. 세상이 더욱 진보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세요. 호남권은 민주당이 당연히 승리하는 곳이 아닙니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민주주의가 건강히 잡힐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재명 대통령님과 행정부 여러분들, 수고 부탁드립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