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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지금 시기를 놓치지 말자

금, 2018/05/25- 16:51 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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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지부가 정규직 전환 합의에 이르면서 900명 가까운 비정규직이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국민연금의 합의내용이 전해지면서 전환 추진에 미적이던 타 기관의 자세가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규모나 내용면에서 타 조직에 영향을 미칠 만한 합의내용을 만들어낸 국민연금지부 최경진 지부장을 전주의 지부사무실에서 만났다. 전환 합의 과정과 이후 조직화 계획, 그리고 비정규직 조직화 이후 노동조합 운영에 대한 고민 등 현실 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자.

 


 

 

 

- 교선국장 : 좋은 일로 찾아뵙게 돼서 전주까지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인터뷰로 만나는 모든 대표자 동지들께 드리는 공통질문이다. 국민연금지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 최경진 지부장 : 와....(첫 질문에 당황하신 듯 하다) 한마디로 하면...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겠다.

 

 

- 교선국장 : 어떤 의미인지 풀이를 부탁드린다.

 

= 최경진 지부장 : 신자유주의 도입 이후로 계속해서 경쟁이 강화되고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처우들이 나빠지고 있는 조건이다. 그 과정에서 공적연금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국민연금지부 조합원들은 마지막 까지 몰린 약자와 서민들의 마지막 노후를 책임지는 보루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교선국장 : 국민의 최저선의 노후를 지키는 노조라는 정의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조합원들도 사명감이나 자부심으로 일하는 측면이 있겠다.

 

= 최경진 지부장 : 사실 최근 공공기관 간 임금격차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 않나. 외부에서 보기에는 국민연금에 600조가 있다 700조가 있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니까 마치 국민연금공단이 여타 금융공기업처럼 높은 연봉을 받고 일하는 걸로 오해받곤 한다. 그러나 실상은 공공기관 들 중 거의 최하위의 임금 수준이다. 물론 국민연금공단보다 규모가 작고 처우가 열악한 공기업도 있겠지만 국민연금과 같이 경영평가를 받는 기금운용형 공공기관 중에서는 밑에서 2등이다(최하위 공기업을 언급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노동조합이 연금제도와 관련한 투쟁을 선도적으로 해오면서도 우리의 처우개선만 가지고 싸워본 적은 없다. 그런 것들이 공적연금제도에 대한 자부심 없이는 할수 없는 투쟁의 과정이었다.

 

 

- 교선국장 : 최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국민연금지부의 합의 내용이 다른 공공기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모범사례라 할만한 합의를 이끌어 낸 진행과정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린다.

 

= 최경진 지부장 : 국민연금지부는 비정규직 정규직전환 계획이 발표된 이후 가장 먼저 세웠던 원칙은 ‘직접고용’이었다. 절대 자회사는 만들지 않는다라는 대 원칙을 세웠다. 또한, 지금 조건에서 어쩔 수 없이 별도 직군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발생하는 임금의 차이는 차후의 과제로 남기더라도 복리 후생과 관련한 일체의 차별은 두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 두가지 원칙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측에 대원칙으로 통보해 놓은 상태였고 사측이 자회사의 ‘자’자만 꺼내도 논의할 수 없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사측도 정부지침이 그런가보다 하고 동의한 측면도 없진 않다. 하지만 원칙을 분명히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환의 조건, 급여의 수준에 대한 이견들이었는데 문제는 그런 것들을 함께 논의하기 시작하면 실질적으로 전환이 얼마나 지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전환 후 조건논의의 기조로 진행했다. 전환을 해놓고 일반직과 공무직(전환된 기존 비정규직)이 처우개선 요구를 함께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 교선국장 : 정규직전환 과정에서의 소회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

 

= 최경진 지부장 : 특별한 것이 없다. 원칙을 정해놓고 원칙대로 가면 되는 문제아닌가. 물론 작은 문제들은 있었지만 각자의 처한 입장이 다르다면 문제될 수 있는 것들도 전환이 되고나면 큰 문제가 아니게 된다. 결국 한배를 타게 된 것이고 하나의 입장으로 함께 싸울 수 있게 되면 공동의 목표로 달려갈 수 있다. 남은 문제와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아 모범사례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전환만 하고 처우는 그대로인 반쪽짜리 전환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 교선국장 : 말씀하신 대로 이후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면 제대로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

 

= 최경진 지부장 : 여전히 예산이 문제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정규직전환의 효과도 반감될 것이다. 또한 기존 정규직 조합원의 처우를 삭감하는 안으로 가거나 무늬만 정규직이 되거나 어느 쪽이든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는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부처에도 의견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 물론 단위사업장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다. 이번기회에 공공운수노조도 노정교섭을 통해 중앙에서 풀릴 수 있도록 같이 투쟁을 해야 한다.

 

 

 

 

 

 

- 교선국장 : 전환과정에서 정규직 조합원들의 반대로 논의가 지연되는 사업장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규직 조합원들의 반대는 없었나?

 

= 최경진 지부장 : 전환 자체를 서둘러 했다. 공무직에 대한 처우 기준은 임의로 규정된 상태고 올해 임단협을 통해 하나하나 바로잡아갈 생각이다. 전환을 서두르다 보니 오히려 내부의 반대나 불협화음이 적었다. 전환이 목적이고 조건을 정하는 부분은 아니어서 정규직 조합원들의 반발 등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비정규직 철폐는 언제나 지부의 중요한 투쟁목표였기 때문에 반대의견이 크진 않았다. 국민연금지부는 과거에도 기능직을 정규직전환했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불가능한 건 없다, 다만 지금 당장은 아닐 수 있다고 설득하는 과정을 밟았다. 전환된 분들의 일부는 일반직으로 전환된 분들도 있다. 전산직 같은 경우는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서 전환방식을 결정했다 당사자논의를 거쳐 경쟁방식에 대한 합의를 만들었다. 이후에 갈등의 소지도 남아있긴 하지만 전환된 후에는 어쨌든 기재부라는 공동의 상대를 투쟁의 대상으로 놓고 함께 싸우게 될 것이다.

 

 

 

 

 

 

 

- 교선국장 : 전환된 공무직 노동자들에 대한 조합가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 최경진 지부장 : 국민연금지부는 1사 1노조 원칙에 따라 별도의 지부를 만들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연금지부는 입사 3개월 후에 노조가입 독려를 적극적으로 하는 관례가 있다. 그에 따라 조합가입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부가 먼저 가입을 권유하기 전에 가입을 하시는 경우도 많다. 본부쪽은 3개월이 되지 않았음에도 거의 대부분 가입을 하셨다. 사실 지부의사결정 체계나 조직골간체계를 어떻게 가져갈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 지금 전환된 850명과 그 전에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던 부분을 합치면 천명에 가까운 공무직 조합원들이 생기는 것인데 기존의 골간체계에 그대로 담아 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조직적인 혼란이 예상된다.

 

 

- 교선국장 : 우려가 충분히 예상된다. 신규조합원들과 기존 조합원을 함께 담을 조직적 복안이 있으신가?

 

= 최경진 지부장 : 기존에 가지고 있던 별도 위원회 체계로 묶을 수 있을지 과거 공공노조 시절에 채택했던 지역과 업종의 2중골간 메트릭스 구조를 사용할지 여러 가지 의견이 많이 있다. 아니면 업종지회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다. 굉장히 고민스럽다. 연구용역을 통해 사례연구나 외국사례 등도 살펴봐야할 상황이다. 현재 운영 구조에 그대로 들어오시게 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서 답답한 상황이다. 여전히 현장에서의 차별을 강화하는 방식이 아닌 노동조합적인 새로운 운영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교선국장 : 현재 전북평등지부에 가입해 있는 조합원들은 어떻게 되나?

 

= 최경진 지부장 : 평등지부와는 조합원 이전 관련한 논의를 정리했다. 국민연금지부의 원칙에 따라 조합원 편제를 조정할 것이다. 다만 초창기부터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함께 투쟁해온 지역지부가 조합원 이탈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지부 차원에서도 고려중이다, 과거 조직 이전 사례 들을 보면서 함께 논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다.

 

 

 

 

- 교선국장 : 올 한 해 국민연금지부에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가?

 

= 최경진 지부장 :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최대의 화두다. 관련하여 50명 정도가 새로 인력충원이 된 상태인데 이 부분이 실질적인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하는 업무조정 문제 등이 남아있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이지만 실제 사측은 일자리 나누기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잘못하면 임금 삭감을 통한 일자리나누기로 변질될 공산이 크다. 정확하게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 나누기가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업무량 감소 논의를 해야한다.

외부적으로는 연금제도와 관련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 국면에서 연금 제도 변화와 관련한 민주적이고 국민참여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야하고 그렇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의 노후와 관련한 내용이고 잘못되면 국민 전체가 불행해지는 일이기 때문에 한쪽의 일방적인 주도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 교선국장 : 마지막으로 공공운수노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최경진 지부장 : 전환된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체계와 관련해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한다. 기재부와 공공운수노조의 지침이 다를 경우 현장이 고통스럽다. 노정교섭이든 상층논의든 해서 정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공공기관들이 서로서로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 올해 반드시 노정교섭을 통해 방향을 결정해야하고 함께 투쟁하겠다.

 

 

- 교선국장 :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

 

= 최경진 지부장 : 투쟁의 현장에서 뵙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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